서울 강남구는 지난달 새로 지은 도곡경로당에 스크린 파크골프장을 설치했다. 이달 23일 1차 시범운영을 앞두고 예약을 받았는데 이미 지난주 일찌감치 마감됐다고 한다. 경로당이 스포츠시설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경로당이 건강관리실로 변하기도 한다. 경기 의왕시는 지역 내 경로당에 혈압계·혈당기 등을 나눠주고 있다. 경로당을 찾는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건강 상태에 따라 사후 관리까지 도와준다. 혈압·혈당 등을 확인해 건강에 이상이 생길 경우 병원으로 연결해 주는 것이다.
◇경로당에서 ‘나이스 샷’…실내서 즐기는 파크골프
경로당이 변하고 있다. 스크린 파크골프를 즐기거나, 게임을 하고 건강관리까지 할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과거 경로당은 어르신들이 TV를 보거나 라디오를 들으며 친목을 도모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서울 강남구는 최근 30년 넘은 도곡경로당을 새로 지으면서 이 공간에 스크린 파크골프장을 설치했다. 다른 구에서 스크린 파크골프장을 운영하자, 강남구에도 설치해달라는 구민들의 민원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마침 기존 경로당의 노후화로 고민 중이던 강남구는 새로 짓는 도곡경로당에 스크린 파크골프장을 넣기로 했다. 이 스크린 파크골프장은 ‘매봉시니어센터 부설 파크골프아카데미’로 불린다.
강남구의 스크린 파크골프장은 23일부터 시범운영한다. 월·수·금요일에 시간별로 3~6명으로 구성한 총 4팀을 대상으로 한다.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았는데, 지난주 초쯤 사람들이 많이 몰려 마감됐다고 한다.
앞서 지난 4월 대전 동구 용운동에 있는 한 경로당에도 스크린 파크골프 시설이 들어섰다. 올해 여름철 파크골프를 즐기는 어르신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야외에서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걸어 다닐 필요 없이 실내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편하게 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부터 키오스크 사용법, 건강관리까지
서울 광진구의 광진형 스마트 경로당은 어르신들의 실내 게임장이다. 커다란 화면이 있는 스마트 테이블에서는 두뇌 활동을 촉진하는 20종 이상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뇌를 계속 쓰도록 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경로당이 일상생활에서 주로 사용되는 정보기술(IT) 기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학교 역할을 하기도 한다. 서울 동작구는 ▲노량진1동경로당 ▲송학경로당 ▲배나무골경로당 ▲신남성경로당 ▲대방중앙경로당 등 총 5개소를 스마트 경로당으로 운영 중이다. 이곳에는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는데, 이를 통해 음식점에서 주문하거나, 기차표를 예매하는 법을 숙지할 수 있다.
경기 의왕시는 ‘경로당 스마트 건강백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 1월 2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범사업은 현재 100곳이 넘는 곳에서 시행 중이다. 경로당별로 AI 스피커, 혈압계, 혈당기, 체성분기 등을 2대씩 나눠준다. 이를 통해 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건강 측정과 비대면·대면 사후관리 프로그램까지 제공한다.
현재까지 혈압·혈당·체중 등 건강측정만 9만5278회를 진행했다. 이 중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는 250건을 조기에 발견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인근 국가인 일본과 중국 등은 물론, 서유럽, 미국 등에서도 경로당과 같은 시설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시설”이라고 했다. 국내에서 경로당은 아파트 단지와 주택 단지 인근에 설치돼 있어 접근성이 좋다. 또 무료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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