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집회·시위 참가자들을 위한 음식이나 커피 값을 익명의 후원자가 미리 결제해 두는 ‘선결제’에 동참한 자영업자들이 “별점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며 하소연을 하고 있는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식당이나 카페 주인들이 선결제 액수보다 많은 음식·커피를 제공했는데도 이를 공짜로 받은 손님 일부가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결제에 참여한 여의도의 한 식당은 카카오의 지도 서비스 ‘카카오맵’에서 고객들이 평가한 평점이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에는 5점(만점 5점)이었는데 2주 만에 1.3점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계엄 이전에는 올라와 있는 리뷰가 7개 뿐이었는데 탄핵 촉구 집회 이후 100개 넘는 리뷰가 작성됐다. 별점은 대부분 최하 점수인 1점이다.
이 식당 점주 김모(31)씨는 지난 18일 “놀라서 찾아보니 트위터에 ‘이 식당 가지 마세요’라는 글이 올라왔고 4000회 넘게 공유됐더라”면서 “(익명 후원자가) 선결제한 금액 이상으로 (식당 자체 부담으로) 식사를 제공하고 음료도 드렸는데 ‘고소한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의도에는 원래 시위가 많아 경찰 우대를 해왔는데, 경찰은 우대하고 시위대는 막 한다는 식”이라며 “방문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리뷰를 남긴 것 같다”고 했다.
익명의 후원자에게서 500만원 선결제를 받았다는 제과점도 사정이 비슷했다. 점주 박모(43)씨는 “선결제는 커피로 한정돼 있었는데 빵만 사는 사람들을 세워 놓은 줄에서 ‘우리도 시위대이니 커피를 달라’고 하더라”며 “그래서 커피를 줬더니, 선결제 커피를 받아가는 줄에 선 사람들이 ‘왜 저쪽만 빨리 주냐’고 불만을 표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나중에는 ‘선결제된 커피를 다 소진한 게 맞느냐’는 소리까지 들었다”며 “선결제 하신 분께 알람이 가서 속일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운 날씨에 고생하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카페 자체 부담으로) 핫팩도 1500개 드렸는데, 선결제 커피 때문에 국민신문고에 민원까지 제기됐다”고 했다.
‘선결제’는 집회·시위 참가자들이 무료로 식사를 하거나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익명의 후원자가 식당이나 카페에 먼저 결제를 하는 방식이다. 누구든지 선결제 된 식당·카페에서 후원자가 미리 지정한 이름인 ‘여의도’ ‘김민주’ 등을 말하면 식사나 음료를 공짜로 받을 수 있다. 가수 아이유, 소녀시대 멤버 유리, 뉴진스 등도 선결제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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