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20일 잇달아 선수별 모임을 갖고 당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 비대위원장 후보를 논의했다. 이들은 당대표 격인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가 당을 함께 이끄는 현행 ‘투톱 체제’를 유지하자는 데 입을 모았다.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6선의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5선의 권영세 의원과 나경원 의원 등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국민의힘 4선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당내 인사로 비대위원장을 추대해 ‘투톱 체제’를 유지하는 방향에 뜻을 모았다.
박대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경험 많은 원내 인사가 투톱 체제로 당을 이끌어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했다.
앞서 재선, 3선 의원 회동에서도 ‘투톱 체제’ 유지로 의견이 모였다.
3선 김석기 의원은 회의 후 “투톱으로 가는 게 맞다는 뜻을 원내대표에게 전하려고 한다”고 했다. 아울러 4선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당내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재선의 엄태영 의원도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은 분리 체제로 가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다만 원내·외 등 인선 기준과 비대위 성격 규정 등은 권 권한대행에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엄 의원은 “인선 결정은 본인과 같이 역할 분담할 만한 덕망있는 분들로, 국민 통합이나 정치개혁에 어울리는 분으로 결정하게끔 원내대표에게 위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당 내부에선 최근까지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도 겸임하는 방안과 비대위원장을 별도로 둬야 한다는 안으로 의견이 나뉘었다. 다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까지 맡는 1인 체제로 갈 경우 물리적 한계 등 안정적인 당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톱 체제’에 힘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재선의 권영진 의원은 “지도부가 짊어질 부담과 리스크(위험)을 줄이고 당의 보이스(목소리)를 둘로 가는 게 어려운 국면을 넘기는 데 좋겠다는 차원에서 원톱보다 투톱이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했다.
전날(19일) 초선 모임에선 당내 갈등을 돌파할 ‘통합형’ 인물이 비대위를 이끌어야 한다는 수준의 의견만 나왔다.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이후 격렬해진 당의 내홍(內訌)을 진정시키고 수습할 인사가 차기 지도부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대위원장에 당내 인사가 추대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6선의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친윤(친윤석열)계 중진인 권영세 의원, 탄핵 반대 당론에 목소리를 냈던 나경원 의원 등의 이름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번에 선출되는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될 경우 펼쳐질 조기 대선 국면에서 당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이 경우 비대위원장은 탄핵 정국 수습과 당내 통합, 조기 대선 준비라는 과제를 안게 된다.
비대위원장 임명권을 가진 권 원내대표는 이날까지 모인 선수별 의견을 반영해 결정할 예정이다. 다음 주 초까지 비대위원장 인선을 매듭짓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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