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 혹은 바닷물에서 발견되는 ‘남조류’가 피부의 염증을 줄이는 효능이 뛰어나다는 점이 입증돼 제약 및 화장품 산업의 주목을 받고 있다. 포르투갈의 해양 및 환경 연구센터 CIIMAR에 소속된 박사 과정생이 발표한 연구 논문에 따른 내용이다.
질소 화합물을 만드는 남조류
남조류는 ‘남세균’ 또는 ‘남조세균’이라고도 불린다. 청록색이라 불리는 짙은 녹색을 띤 균류로, 광합성을 통해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고 동시에 산소를 발생시키는 작용을 한다.
남조류의 핵심적인 기능은 ‘질소 고정’이다. 질소는 생물체의 주된 구성 요소 중 하나로, 단백질이나 DNA, RNA 등이 모두 질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질소는 대기 중에 가장 풍부한 기체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대기 중의 질소 분자는 그 결합이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생물체는 직접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남조류의 질소 고정은 이 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기 중의 질소를 흡수해 암모니아, 질산염, 아미노산 등의 화합물 형태로 만들며, 다른 생물들이 이 화합물을 영양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남조류가 생성하는 화합물과 함께 남조류 자체도 일부 생물들에게는 먹이가 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생태계의 기초적인 먹이사슬이 형성된다.
우리가 익히 아는 남조류의 예로는 클로렐라(Chlorella)와 스피룰리나(Spirulina)가 있다. 영양가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건강 보조식품의 원료로 흔히 사용된다. 이밖에도 민물과 바닷물에서 자생하는 다양한 남조류가 존재한다.
생물 자원으로서의 남조류
일반적으로 남조류는 아미노산을 비롯한 질소 화합물 생성 능력으로 생태계의 기반을 이룬다. 아미노산은 생물체에서 수많은 용도로 활용되는 단백질의 원료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 남조류는 ‘고단백 식품’으로서 다양한 가공식품이나 영양제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한편, 남조류는 기본적으로 광합성이 가능한 식물성 생물이기도 하다. 광합성 과정에서는 식물성 색소인 카로티노이드가 생성되는데, 이는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으로도 꼽힌다. 남조류의 성분 분석 프로필에 따르면 특히 베타카로틴과 지아잔틴의 비중이 높다. 이들은 모두 염증 조절에 탁월한 효능을 가진 카로티노이드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남조류 추출물은 자유 라디칼과 같은 활성산소를 차단하고 일산화질소와 같은 염증 매개체 생성을 담당하는 효소 발현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이는 남조류가 면역력 증진과 피부 건강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는 명백한 생물 자원임을 보여준다.
피부 관련 산업의 관심 모여
남조류 추출물에 피부 건강 개선 효능이 있다는 점이 입증되면서, 화장품을 비롯한 피부 관련 산업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화학적 성분이 아닌 자연 유래 성분이며, 빠른 속도로 자생하는 생물이기 때문에 지속 가능성도 높다. 식물성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비건 등 환경친화성을 중요시하는 트렌드에도 부합한다. 이로 인해 여러 유명 화장품 브랜드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남조류가 생성하는 화합물에 독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CIIMAR 연구팀은 이것이 보편적 사실이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일부 남조류가 독소를 생성해 수질 오염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과도한 번식에 따른 부작용이다. 연구팀은 테스트에 사용된 남조류들이 정상적인 범위에서 안전성이 높은 화합물을 생성한다고 설명했다.
남조류 추출물을 사용해 화장품이나 피부 관리 제품을 만들 경우, 가장 기본적으로 항산화 작용을 통한 피부 세포 보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활성산소는 세포 손상을 통한 염증부터 피부 노화의 근본적 원인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피부 건강 개선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또한, 남조류 자체가 본래 수분을 보유하는 능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피부 장벽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분을 충분히 갖춘 피부는 염증 반응도 줄어들 수 있으므로 피부에 발생하는 문제성 증상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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