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한 말장난을 계속하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오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엄 해제 요구 (표결에) 모두 참여하지 못했다고 해서 해제 요구에 반대한 것도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어떻게 일찍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오셨는지 모르겠지만 저희들이 부랴부랴 국회 경내로 들어오려고 했을 때 이미 민주당 지지자들로 국회가 모두 포위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국민의힘) 위원들은 국회 경내로 들어가려다가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심한 말을 듣고 들어가지 못했다”며 “우리 모두 당사로 복귀해 해제 요구를 했다. 그래서 저희가 당사에 있었지만 똑같은 의미였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이 방에 어느 위원도 대통령의 계엄령이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통령께서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라며 “이제 차분해져야 한다. 계엄 사태를 지나서 이제는 탄핵 절차가 끝났다. 헌법 절차, 법의 절차가 있다. 거기에 맡기고 우리는 국회에서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계엄이 선포되자마자 국민들이 이를 막고자 국회로 뛰쳐나와 경찰 및 계엄군과 대치했던 상황을 “민주당 지지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기 때문에 들어가지 못했다”라며, 이를 이유로 국회에 진입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 계엄 당일에도 계엄 해제를 위해 국회로 바로 달려 온 다른 의원들과 달리 국민의힘은 국회 본회의장과 국민의힘 당사 사이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우왕좌왕하여 표결에 대다수가 참여하지 못해 큰 비판을 받았다.
나 의원의 말에 야당 의원들은 “지금 국민 때문에 못 들어왔다는 것인가”,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당사로 오라고 해서 그런 것 아니냐”라며 고성으로 항의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나 의원이 국회 상임위에서 말할 수 있는 것도 그날 한걸음에 달려온 국민들 덕분이다. 진짜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는 비상계엄 발동 직후인 지난 4일 오전 1시쯤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다. 해제요구안 표결에 참여한 민주당 등 야당 의원은 172명이었고, 국민의힘 의원은 18명에 불과했다.
배민지 에디터 / minji.bae@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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