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사 자격이 있는 시어머니는 손주의 산후도우미를 할 수 있지만, 친정엄마는 불가능했다. 직계 혈족인 친정엄마는 공동 생계 여부와 관계없이 민법상 가족으로 분류돼서 벌어진 촌극이었다.
정부는 친정엄마가 산후도우미를 할 때에도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고 19일 밝혔다.
국조실에 따르면 현행 제도는 산모가 건강관리사 자격증을 가진 정부 산후도우미 서비스를 신청할 때 산모의 가족에 해당하는 경우 지원에서 배제한다. 생계를 같이 하지 않는 시어머니는 민법상 가족이 아니라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친정어머니는 지원을 못 받는다. 직계 혈족인 친정어머니는 공동 생계 여부와 관계없이 가족으로 묶이기 때문이다. 이 규제는 국무조정실이 꼽은 ‘황당규제 국민 공모전’에서 1위로 선정됐다.
보건복지부는 지적을 수용하고 친정어머니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황당규제 2위에는 ‘다자녀 가정 중학교 우선배정 혜택’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선정됐다. 현행 제도는 만 18세 미만인 자녀가 3명 이상이어야 중학교 우선배정이 허용됐다. 첫째가 만 18세 이상이 되면 나머지 자녀는 혜택을 볼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 교육부는 ‘황당규제’라는 지적을 수용하고, 지난 10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세 자녀 이상일 경우, 자녀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중학교 우선배정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3위에는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잔액 사용’ 문제가 올랐다. 현재는 잔액보다 비싼 물건을 결제할 때 잔액을 사용하지 못하고, 가격 전액을 신용카드 등 온누리상품권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된 다른 결제수단을 써야 했다. 잔액 소진이 안된 것이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결제 시 부족 금액을 자동충전한 후 가격 전액이 결제되는 시스템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여성 청소년이 생리용품을 바우처카드로 구매할 때 봉투는 바우처카드로 결제할 수 없는 규제도 지적됐다. 생리용품을 구입한 뒤 담아갈 봉투를 사려면 현금이나 별도 카드로 결제를 해야 했다. 봉투 한 장에 50원 정도라 점주는 카드 결제를 기피하고, 청소년은 별도 가방을 챙기거나 동전을 챙겨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했다.
중·고교 농구선수 전학시 1년간 출전금지 규정도 개선했다. 현재 다니는 학교의 농구부원이 5명이 안 돼 팀 구성이 어려워 전학을 간 학생에게도 해당 규정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문체부는 중고교 농구연맹과 협의해 제도를 개선키로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황당규제 개선 방안을 보고 받고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항인데 기업에서만 제안을 받았으면 몰랐을 것”이라며 “공모를 더 자주 하라”고 지시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