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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송출 중단’ 초강수 둔 CJ온스타일, 케이블TV에 선전포고 왜?

더 퍼블릭 조회수  

CJ온스타일이 5일부터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충북방송 송출을 중단하며 홈쇼핑 업계 최초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했다. 송출수수료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조치로, 케이블TV 사업자와 홈쇼핑 업계 간 오랜 갈등이 전면으로 드러났다.

송출수수료 문제는 이미 10여 년간 이어져 온 해묵은 논쟁이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케이블TV 가입자 감소와 송출수수료 산정 방식에 대한 이견이다. CJ온스타일은 TV 가입자 감소로 기존 수수료 구조가 비합리적이라며 인하를 요구했으나,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송출수수료 인하는 업계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

정부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협의체를 통해 중재에 나섰지만 입장 차가 커 합의는 난항이 예상된다.

이번 사태로 디지털 적응이 어려운 고령층과 취약계층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모바일이나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기 어려운 이들 계층은 TV홈쇼핑 채널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모바일·온라인 중심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흐름이라면서도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도 소비자의 권익과 산업 발전을 동시에 보장할 수 있는 해결책 마련이 절실하다.

CJ온스타일, 케이블TV 업계와 대립 격화 끝에…송출 중단 선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13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이 케이블TV 사업자들과의 협상 실패로 결국 방송 송출을 전면 중단하며 업계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2024년 11월 5일 자정을 기점으로, CJ온스타일은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충북방송 등 주요 3개 케이블TV 사업자에 송출하던 홈쇼핑 채널을 중단했다.

이번 갈등의 근본적인 배경은 TV 가입자의 감소와 송출수수료 산정 방식을 둘러싼 의견 차이에서 비롯됐다. CJ온스타일은 이들 사업자의 가입자 감소 폭이 매우 크다는 점을 근거로 송출수수료 인하를 요구했다. 그러나 케이블TV 방송 3사는 이러한 요구가 비현실적이라며 맞섰다.

이는 단순한 비용 협상의 실패를 넘어, 국내 케이블TV 방송 산업의 근본적인 구조적 갈등과 변화하는 시장 환경이 드러난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사가 케이블TV 방송사에 지불하는 비용으로, 홈쇼핑 채널이 케이블TV 방송 네트워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대가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사가 케이블TV 방송사에 지급하는 일종의 ‘채널 입점비’로, 케이블TV 방송사가 홈쇼핑 채널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받는 대가다. 홈쇼핑사가 케이블TV 방송사의 방송 채널을 ‘임대’하는 형식으로 이는 홈쇼핑사에게는 방송을 통해 상품을 판매할 기회를 제공하고, 케이블TV 방송사에게는 주요한 수익원이 되는 중요한 구조적 관계다.

하지만 송출수수료 문제는 홈쇼핑사의 수익 구조에서 점차 부담스러운 비용으로 작용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송출수수료가 최근 몇 년간 지나치게 상승했다며, 이는 TV홈쇼핑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송출수수료는 TV홈쇼핑사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적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논란의 핵심은 수수료 산정 방식에 있다. 특히 8VSB 가입자(아날로그 방식 가입자 포함)를 포함할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다. 8VSB는 디지털 전환 이후 케이블TV에서 제공되는 기본형 서비스로, 셋톱박스 없이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2023년에 개정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송출수수료는 단순히 전체 ‘가입자 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시청자 및 구매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기반으로 산정해야 한다.

문제는 이 서비스가 주로 법인용으로 사용되거나, 실제 홈쇼핑 채널 시청과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케이블TV 가입자가 많아도 홈쇼핑 채널을 시청하지 않는 비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비용 구조가 비합리적일 수 있다.

CJ온스타일은 이러한 점을 근거로 8VSB 가입자를 송출수수료 산정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출수수료 산정 방식의 불투명성을 지적하며, 2023년 개정된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해당 3개사의 가입자 감소 폭이 크고 비주거용 법인 이용자를 포함해 정확한 이용자 수 산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실제 시청 및 구매로 이어지는 가입자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재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케이블TV 방송 업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케이블TV 업계는 CJ온스타일이 무리한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케이블TV 측은 “8VSB 가입자를 제외하라는 CJ온스타일의 요구는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케이블TV협회는 “8VSB 가입자 수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CJ온스타일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논란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를 넘어, 홈쇼핑과 케이블TV 방송 업계 간의 신뢰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업계 내부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으며, 향후 다른 홈쇼핑사와 케이블TV 방송사 간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8VSB 가입자를 둘러싼 갈등은 근본적으로 송출수수료 구조와 방송 시청 행태 변화에 기인한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0년을 끌어온 갈등’ 홈쇼핑 업계 고질병이 터졌다…송출수수료 분쟁의 전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양측의 대립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이미 10여 년 넘게 지속되어 온 문제다. 매년 홈쇼핑사와 케이블TV 방송사 간 협상은 난항을 겪어왔으며, 업계에서는 이를 ‘연례행사’로 비유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CJ온스타일의 송출 중단 사태는 그동안 협상을 통해 봉합됐던 패턴을 깨고 실제 송출 중단이라는 강경한 조치로 이어지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이번 중단 사태를 두고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송출수수료에 대한 업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TV 가입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높은 송출수수료를 유지하는 것은 재정적으로 큰 부담이며, 이러한 비용 구조가 홈쇼핑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주요 홈쇼핑 7개사는 전체 매출의 약 70%를 송출수수료로 지출하고 있으며, 이 금액은 연간 약 2조원을 상회한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실질수수료율을 기록한 업체는 GS홈쇼핑(30.1%)이며, CJ온스타일(29.7%), NS홈쇼핑(28.9%), 현대홈쇼핑(26.6%)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타 유통 채널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송출수수료는 지난 10년간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해마다 5~10%씩 인상되고 있어, 업계 전체에 재정적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다.

반면 지난해 TV홈쇼핑 7개 사의 방송 매출액은 2조 7290억원으로 전년 대비 5.9% 감소했다 . 방송 매출액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수수료 구조는 비합리적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송출수수료가 합리적인 협상 과정을 통해 결정된 결과라며, CJ온스타일의 요구가 지나치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국케이블TV협회는 “CJ온스타일이 60% 이상의 송출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며 협상이 결렬됐다”며, 이는 케이블TV 방송 생태계를 위협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케이블TV 업계는 송출수수료가 케이블TV 방송사들의 핵심적인 수익원이며, 가입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홈쇼핑 채널이 여전히 일정한 가치를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협회 측은 “CJ온스타일의 일방적인 요구는 산업 생태계를 무시한 처사”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송출수수료 전쟁의 진짜 배경은?가입자 감소와 디지털 전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CJ온스타일의 송출 중단 사태는 단순한 갈등 이상의 함의를 가진다. 이는 홈쇼핑업계가 기존의 TV 중심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모바일 및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TV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한계에 봉착했고, 모바일 및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흐름 속에서 발생한 필연적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TV홈쇼핑이 직면한 가장 큰 변화는 TV 가입자 수의 감소와 모바일 플랫폼의 급성장이다. 2022년 기준 국내 케이블TV 방송 가입자 수는 전년 대비 3.4% 줄어든 3030만명을 기록했으며, 이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모바일 중심의 미디어 소비 확산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홈쇼핑 소비자들이 TV에서 모바일 및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추세가 뚜렷해졌다. CJ온스타일의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70%에 달했던 TV 거래액 비중은 2023년 35%로 감소한 반면, 모바일 거래액 비중은 60%를 넘어섰다.

TV홈쇼핑 시청률과 거래액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높은 송출수수료를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의문이 업계 내에서 커지고 있다. TV 가입자 감소와 비례해 송출수수료를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다.

디지털 전환과 코로나19 팬데믹은 소비자들의 미디어 소비 행태를 크게 바꿨다. TV를 통해 쇼핑을 하던 소비자들이 모바일 앱과 웹사이트를 통해 더욱 간편하게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TV홈쇼핑의 시청률은 급격히 하락했다.

CJ온스타일의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TV를 통해 이루어진 거래액 비중은 2019년 70%에서 2023년에는 35%까지 줄어든 반면, 모바일 플랫폼의 비중은 60%를 넘어섰다.

이러한 변화는 홈쇼핑 업계가 더 이상 TV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에만 의존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CJ온스타일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모바일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거래 비중이 이미 TV를 넘어섰다”며, 디지털 중심으로의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공식화했다.

모바일과 TV를 결합한 ‘원플랫폼’ 캠페인을 추진하며 새로운 소비자 경험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모히건 인스파이어 리조트 이용권 판매 사례는 이 전략의 성공을 잘 보여준다.

해당 상품은 지난 6월 모바일 플랫폼에서 먼저 출시된 후 TV로 확대되며, 누적 주문액 13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모바일 플랫폼이 중심이 되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와 이를 활용한 홈쇼핑사의 전략적 대응을 잘 나타낸다.

정부 중재와 대안 모색…피해는 결국 소비자 몫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정부도 대가검증협의체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송출수수료 산정 기준의 공정성을 검토하고 양측의 협상을 조율하기 위해 대가검증협의체를 가동했다. 대가검증협의체는 송출수수료와 관련해 홈쇼핑과 케이블TV 방송업체 간 계약의 공정성을 검토하는 기구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운영한다.

협의체는 송출수수료 산정 방식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가입자 기준, 8VSB 문제, 모바일 플랫폼의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는 송출수수료의 공정성을 재검증하고, 업계 간 협상이 원만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협의체는 최대 90일간 검토를 거쳐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커 단기적인 합의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개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송출수수료 문제는 홈쇼핑과 케이블TV 방송 업계 간의 갈등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미디어 소비 행태 변화, 모바일 중심 시장의 확대, 케이블TV 방송 산업의 수익 구조 재편이라는 복합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협상이 지연될수록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 이에 따라 정부의 중재 과정에서 소비자 권익 보호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을지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디지털 적응이 어려운 고령층과 취약계층은 TV홈쇼핑 채널이 사라지며 불편을 겪고 있다. 모바일이나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기 어려운 이들 계층은 TV홈쇼핑 채널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TV홈쇼핑은 이들에게 단순히 쇼핑 수단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아 왔다. 가전, 생필품, 건강식품 등을 주로 구매하던 고령층의 불만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케이블TV협회는 “CJ온스타일의 송출 중단은 소비자의 기본 시청권을 침해하며, 고령층과 취약계층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고 비판했다. 협회는 홈쇼핑사가 과도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한 뒤 송출을 중단한 것을 “무책임한 처사”라고 지적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실질적인 대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CJ온스타일의 송출 중단 사태는 홈쇼핑과 케이블TV 방송업계 간 갈등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 갈등은 단순히 송출수수료 문제를 넘어,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과 소비자 트렌드 속에서 홈쇼핑과 케이블TV 방송업계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를 묻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히 송출수수료 갈등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TV 중심의 홈쇼핑 모델이 쇠퇴하며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비즈니스 전환을 가속화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업계 전반의 지속 가능한 혁신을 도모할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모두가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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