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한 70대 할아버지가 육상경기에서 금메달을 휩쓸며 화제가 되고 있다.
16일(현지 시각) 중국 관영 CCTV 닷컴 등에 따르면 71세 남성 진후이씨는 지난 10월에 열린 ‘중국 전국육상마스터스’ 100m 육상 경기 70대 부문에 참가해 13.97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하얗게 샌 머리가 무색하게 젊은이들보다 빠른 속도로 100m를 주파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온라인에서는 ‘극한 아저씨'(硬核大?)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극한'(硬核)은 중국 유행어로 강력함을 뜻한다.
중국에서 70세 이상 노인이 100m를 14초 미만으로 주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100m 경기뿐만 아니라 이날 5개 종목(200m 달리기, 400m, 1600m 계주, 멀리뛰기)에 참가해 모두 금메달을 획득했다.
중국 전국육상마스터스 대회는 35세 이상 육상 매니아들이 참석하는 대회다. 은퇴한 프로 선수들도 이 경기에 다수 참가했기 때문에 프로선수로 활동해본 적 없는 진 씨의 우승이 더욱 화제가 됐다.
1953년 하얼빈에서 태어난 진 씨는 어린 시절부터 철강 노동자로 일해왔다. 힘든 일인 탓에 55세 비교적 젊은 나이로 은퇴한 그는 딸과 아들의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해외로 나가 시멘트를 나르는 등 온갖 힘든 일을 자처했다. 자녀들이 모두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칭다오로 이사해 운동을 시작했다.
진 씨는 이번 육상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에 대해 시니어 축구팀에서 훈련한 결과라고 말했다. 운동을 좋아하던 그는 지역 시니어 축구팀에 입단했는데, 남들보다 실력이 좋지 않았지만 더한 노력으로 이를 극복했다고 한다.
진 씨는 CCTV에 “기술이 좋지 않아서 남들이 5000m 달리면 나는 7000m 달려 체력을 키웠다”며 “작년에는 함께 축구를 하던 팀원의 권유로 스프린트 대회에 참가했는데 좋은 성적(2023 전국육상마스터스 100m 달리기 2위)을 거둬 올해도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성적은 매달 오르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 대회에 나갈 때마다 0.1~0.2초씩 단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리 정한 목표를 초과달성해보니 잭팟을 터뜨린 것처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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