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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들의 변화 시점은 언제인가. 크게는 삶의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이나 자녀들의 결혼,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등이 있을 수 있다. 작게는 삶의 구성 요소들인 관계, 건강, 재무 등의 요인이 변화할 때 변화 시점을 맞이한다. 변화의 크기는 개인이 처한 현 상황과 개인이 희망하는 상황의 차이로 가늠할 수 있다.
필자도 그러하지만 종종 삶의 현장에서 주변의 지인들이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방황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혼자 고민하지 말고, 어떤 절차를 참고하거나 각종 지원 체계의 문을 두드려보는 것이 문제의 바람직한 해결에 도움을 준다. 이미 우리가 사는 공동체에는 특정 문제에 대한 공공 지원 체계를 어느 정도 갖추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주변에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친한 사람들을 두고 있는데, 바로 지원 체계와 지원 세력이 된다.
그런 지원에 힘입어 아래에서 이야기하는 변화 5단계 프로세스에 자신의 몸과 마음을 싣고 천천히 나아가면서 극복해 보자.
변화 극복 5단계 프로세스는 △받아들이기 △이해하기 △준비하기 △실행하기 △내면화하기 등 총 5단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나씩 우리들의 삶에 비추어 설명해 보면 아래와 같다.
1단계: 받아들이기
삶을 살아 나가는 가운데 누구라도 많은 문제 상황에 처할 때가 있는데 그 문제들을 회피하는 경우도 많이 본다. 두렵거나, 귀찮다는 마음 아닐까.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변화의 가능성을 받아들여 보자. 변화가 두려울 수도 있지만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처한 상황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찬찬히 성찰해 보자.
2단계: 이해하기
위에서 받아들인 문제는 주로 과거형, 현재진행형, 그리고 미래형에 속한다. 그 내용을 하나씩 들추어보면서 더 깊은 이해로 확장해 보자. 왜 그런 상황이 발생했고, 그동안에 자신은 무엇을, 어떻게 해왔는지를 한 번 돌아보는 것이다. 소위 문제 상황에 대한 왜, 무엇을, 어떻게에 대한 이해다. 이 단계에서 후회와 아쉬움도 많이 느낄 수도 있는데 그런 감정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자. 받아들임을 통해서 얻은 깊은 이해와 깨달음은 다음 단계의 초석이 된다.
3단계: 준비하기
앞의 이해하기 단계에서 발견된 문제점은 후회나 자각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그 상황을 해결해나갈 수 있을지를 가늠해 보아야만 한다. 찬찬히 살펴보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지원을 받아야 하는 일로 구분해 적극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게 만들어보자. 그를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다소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필요하다. 구체적인 계획은 필요한 자원을 정리하고, 실행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해 보는 것이다.
4단계: 실행하기
이 단계에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지원을 받아야만 하는 일을 실행하는 것이다. 실행 시에는 설정한 목표를 잘게 쪼개 하나씩 해결해 보자. 그 첫걸음을 내디딜 때 변화가 현실로 다가온다.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장애물도 만날 수 있다. 그럴 경우에는 다시 위의 단계를 반복해 보면서 그 해결점을 구상하고, 실행으로 옮긴다. 이 단계에서는 완벽을 기대하지 말고, 묵묵히 인내심을 가지고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5단계: 내면화하기
‘세상의 모든 문제는 해결되기 위해서 존재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실행이 문제를 하나씩 사라지게 만든다. 처음에는 두려움과 망설임이 크지만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결국 변화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그런 변화가 자신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스며들면 새로운 일상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위의 프로세스를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에 비유해서 ‘자신만의 항해도’라는 이름으로 표현해 보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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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세 홍귀비 씨는 두 자녀의 독립과 남편의 주된 일자리 퇴직이라는 큰 변화를 맞이했다. 오랫동안 가족 중심의 삶을 살아온 그녀는 삶의 목표를 상실한 듯한 공허함과 막막함을 느끼고 있었다. 비로소 자기실현이라는 문제에 맞닥뜨린 그녀는 처음에는 변화가 두렵고 불안했지만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솔직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친한 친구와 대화하면서 이제는 자신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할 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녀는 자신이 느끼는 공허함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과거를 돌아보았다. 가족을 위해 헌신했던 시간은 분명 보람찼지만 동시에 자신의 삶을 간과했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 과정에서 ‘내가 원했던 삶은 무엇이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기도 하고, 내면의 소리를 받아들였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한 그녀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구체적인 준비를 했다. 지역 커뮤니티센터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탐색하고 자기 발전을 위한 예술 강좌와 그 노력을 현실과 이어줄 수 있는 직업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런 준비를 통해서 그녀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공예 기술 등)을 목록화하고,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는 부분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준비한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먼저 공예수업에 참여해 새로운 기술을 배우면서 동료 수강생들과 네트워크도 형성하고, 자신감도 회복했다. 동시에 직업상담사의 도움을 받아 소규모 공예품 판매 사업의 방향성도 구체화할 수 있었다.
1년이 지나 그녀는 지역 예술동아리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소규모 공예품 판매 사업이라는 첫걸음도 내디뎠다. 그녀는 ‘이제야 진정으로 나다운 삶을 살고 있다’면서 새로운 일상을 완전히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삶은 드넓은 바다에서 항해하는 일과 같다. 처음에는 어디로 갈 수 있을지 가늠할 수가 없지만 위 5단계 프로세스를 따라가 보면 처음에는 막막하던 목표 항구가 뚜렷해지면서 희망하는 목표 항구로의 입항이 가능해진다. ‘지금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자원을 활용할 수 있을까’,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오늘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은 무엇일까’ 위 프로세스에 몸과 마음을 싣고, 작은 발걸음부터 옮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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