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의 전자상거래 이용자들이 급증하는 동시에 지정학적 리스크 등 다양한 요인으로 최근 항공 화물 시장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18일 문정석 아시아나항공 화물영업담당 상무는 서울 웨스틴조선 오키드룸에서 열린 ‘디지털유통물류포럼 2024’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문 상무는 이 자리에서 항공 물류 시장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2024년 글로벌 항공 화물 시장의 공급과 물동량, 글로벌 경제 현황, 2025년 항공 화물 전망 등에 대해 설명했다.
문정석 상무는 “올해 항공 화물은 여러 이슈로 인해 큰 변화가 있었던 시기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지속됨에 따라 아시아에서 미주로 가는 태평양 노선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항공 화물 시장은 지속적으로 화물 공급이 증가하며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초과했다”며 “특히 아시아발 공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수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문 상무는 “항공 화물 물동량은 지난 2022년 1분기를 시작으로 점차 감소세를 그리기 시작했다”며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을 위한 미국의 금리 인상 결정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중국 전자상거래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3분기부터 물동량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가 급성장하면서 중국의 항공 화물이 크게 늘었다. 지역별 성장율은 ▲선전 27% ▲광저우 15% ▲홍콩 15% ▲상해 7%다. 문 상무는 이 같은 성장은 중국발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율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문정석 상무는 최근 항공 화물의 운임 역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설명에 따르면 항공 화물의 경우 여행객이 증가하는 5~8월은 비수기에 해당하지만 중국 전자상거래의 성장에 따라 비수기에도 운임이 꾸준히 상승했다. 또 성수기인 9~11월에는 고가격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전자상거래의 성장은 ‘SEA &Air’의 성장도 가져왔다는 게 문 상무의 설명이다. SEA &Air는 중국에서 한국 서해안의 각 항구까지 해상을 통해 운송된 후 인천공항에서 전 세계로 배송되는 물류 체계를 말한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누적 SEA &Air 물동량은 5만944톤으로 집계됐으며 지역별 물량 비중은 유럽 32.9%, 미주 41.2%로 집계됐다.
문 상무는 화물기 공급 현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현재 항공기는 팔렛트를 적재할 수 있는 ‘와이드 보디(Wide-body)’ 기체 327대와 ‘네로우 보디(Narrow-Body)’ 기체 521대 등 총 848대가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전체 항공기 중 기령이 30년 이상인 항공기는 24%로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다.
문 상무는 “현재 항공기 기령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보잉과 에어버스 등의 제작사가 파업과 주문 적체 등의 문제로 항공기 교체 시기가 미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상무는 2025년 항공 물류 시장의 전망도 내놨다. 그는 내년에는 환율과 유가 장기적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 탈 중국화 등의 요인이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인상 정책을 가장 큰 위험으로 꼽았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직후 관세 인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수입품에 대해서는 6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상무는 “생산 기지 이전에 따른 탈 중국화를 비롯해 관세 인상, 환율 및 유가의 장기적 하락,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 등으로 인해 항공 물류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이런 요인에도 불구하고 항공 화물 수요 증가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기의 경우 여객기 공급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화물기 공급은 증가 폭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