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이유정 기자] 웹소설 플랫폼 모픽이 ‘계엄령’을 소재로 한 공모전을 추진했다가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고 하루 만에 철회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모픽은 17일 공식 엑스(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번 공모전에 우려와 비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기획과 표현 방식에서 부족했던 점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밝혔다.
모픽은 지난 16일 “최근에 계엄령만큼 핫한 소재가 있나?”라는 문구와 함께 ‘계엄령 공모전’을 공지했다. 해당 공모전은 계엄 상황을 다룬 웹소설을 모집하며, 예시로 ‘계엄 직전 대통령으로 빙의한 이야기’, ‘말단 계엄군으로 환생한 이야기’, ‘계엄 상황 속 로맨스’ 등을 제시했다.
공모전은 상금 50만 원(1등), 30만 원(2등), 10만 원(3등 및 특별상)을 내걸고 다음 달까지 작품을 모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모전 내용이 공개되자마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역사적 비극을 가벼운 오락거리로 소비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적 사건들, 예컨대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같은 계엄 사태의 피해자와 유족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를 상업적 소재로 활용한 점에 대해 비난이 집중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모픽은 공모전을 철회하고 두 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게시했다. 첫 사과문에서 모픽은 “비상계엄 사태를 더욱 신중하고 무겁게 다뤄야 했음에도 부족한 고민과 접근 방식으로 걱정을 끼쳐 드렸다”며 “계엄이라는 무거운 역사적 사건을 하나의 흥미 소재로 보이게 만들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 사과문에서는 “이번 공모전으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모전 담당자에게 엄중한 징계를 내릴 것이며, 앞으로 공모전 기획 시 시대적·사회적 의미를 신중히 검토하는 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모픽은 공모전의 기획 의도에 대해 “과거의 공포와 슬픔을 창작을 통해 풀어내며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충분히 검토하지 못해 역사적 비극을 가볍게 소비하는 기획으로 비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와 함께 모픽은 공모전 기획 과정에서 내부 검토 절차가 미흡했음을 시인하며, 사내 피드백 채널을 강화하고 기획의 사회적 파장에 대한 의견 수렴을 철저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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