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감 시설 어디로?
교도소 등급 따라 처우 차이
‘천당과 지옥’ 오가는 교도소 시설
최근 자녀 입시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수감 시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양교도소 이송설이 제기됐지만 법무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국 전 장관의 향후 수감 생활은 16개 항목의 처우 등급 평가에 따라 결정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교도소의 등급은 어떻게 나뉘며, 그 차이는 얼마나 될까.
교도소도 등급제? 수형자 처우는 이렇게 나뉜다
법무부는 ‘형의 집행과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철저한 등급제로 교도소를 운영하고 있다.
수형자들은 죄질과 형량은 물론 전과, 재범 가능성, 성장환경, 정신상태, 학력, 직업경력 등 16개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받아 각 등급의 교도소에 배정된다. 주목할 점은 이 등급에 따라 수형자의 처우가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천안개방교도소는 국내 유일의 S1등급 교도소다. 이곳은 수형자들이 자율적으로 생활하며, 면회도 자유롭고 직업교육 등 처우도 최상급이다.
수형자들은 시설 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월별로 정해진 횟수 내에서 전화통화와 사회견학, 귀휴(일시휴가)도 가능하다.
하지만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15년 이상 복역한 모범수 중에서도 최상위 평가를 받은 수형자들만이 입소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S1등급 교도소는 수감자들 사이에서는 S대라고 불리운다.
S2등급 교도소는 주로 경제사범이나 과실범, 모범수들이 수감되는 시설이다. 대표적으로 서울남부교도소, 의정부교도소, 영월교도소 등이 있다.
특히 2011년 신축된 서울남부교도소는 수형자 개인의 의견을 반영해 독거실 배정이 가능하고, 시설도 현대적이어서 재벌 총수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3등급 교도소, 과밀수용과 열악한 시설
S3등급 교도소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전형적인 교도소의 모습이다. 대부분 수십 년 된 건물들로, 매년 안전검사가 불안하고 수용인원 초과 문제도 심각하다.
냉난방 시설이 미비하고 직업훈련도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며, 6인실에 최대 10명까지 수용되는 등 과밀수용이 일상화됐다.
특히 이곳부터는 독거실이 진정한 의미의 ‘독방’으로 불린다. 대부분의 강력범죄자들이 이곳에 수감되며, 교도관들도 근무를 꺼리는 곳이다.
S4등급의 대표격인 경북북부교도소(구 청송교도소)는 한국의 가장 험악한 교도소로 알려져 있다. 24시간 CCTV 감시와 수갑 착용 생활이 기본이며, 하루 운동시간도 6평 남짓한 공간에서만 가능하다.
2008년에는 한 수감자가 이러한 처우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나, 합헌 판정을 받았다. 교도소 기동순찰팀도 유단자 중 최고 실력자들만 선발될 만큼 보안이 철저하다.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교도소 등급제의 현실
등급간 처우 차이는 수치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S2와 S3등급 교도소의 수형자 징벌 건수는 무려 7~8배 차이가 나며, 교도관에 대한 민원도 대부분 S3~4등급에서 발생한다.
한편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전국 50여개 교정시설의 수용 정원은 4만6430명이지만, 실제 수용 인원은 5만1964명으로 수용률이 111.9%에 달했다.
수형자들은 복역 중에도 수형생활 태도와 교육, 작업성과 등을 평가받아 형기의 3분의 1, 2분의 1, 3분의 2, 6분의 5 시점에 정기 재심사를 받게 된다.
이 결과에 따라 상위 등급 시설로 이송될 수도, 하위 등급으로 강등될 수도 있다. 이처럼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한국의 교도소 등급제는, 교정시설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