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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계 반발에 ‘유보통합’ 공청회 연일 파행…“졸속·불통 행정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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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유아학교연대 회원들이 지난 7일 오후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정부의 유보통합 추진을 비판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제주유아학교연대 회원들이 지난 7일 오후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정부의 유보통합 추진을 비판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교육부가 연말까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통합하는 ‘유보통합’을 실행할 최종안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현장 종사자들의 반발로 공청회 일정이 지연되는 등 정책 수립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7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충청북도 청주시 한국교원대학교 교원문화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영유아의 평등한 교육·보육 지원을 위한 교원 자격·양성체제 개편 의견수렴 공청회’가 현장의 반대로 취소됐다.

최근 교육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발표할 개편안 자료를 미리 공개하며 유보통합이 실시될 경우 교사도 만 0~5세를 포괄하는 ‘영유아정교사’의 통합 자격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정책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한국유아교육학회 고영미 학회장은 공청회에서 ‘영유아교사 자격, 신규 양성 교육과정 및 현직 교사의 영유아교사 자격 취득 방안’을 발표하며 0~2세 보육교사와 3~5세 유치원 교사를 통합해 0~5세 영유아정교사로 단일화할 것을 제안할 예정이었다.

고 학회장은 “0~2세와 3~5세 간 발달적 연계성을 확보하고 질 높은 교육·보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사 전문성의 균질성 및 질 향상을 보장해야 한다”며 “4년제 전공학과를 중심으로 한 일원화된 교사 양성체제도 제안한다”고 했다.

이 같은 영유아교사 양성을 위해 교육부는 4년제 관련 학과를 ‘영유아교육과’로 개명하고 전공과목 50학점 이상, 기본이수과목 21학점 이상 이수하도록 할 방침이다. 3년제인 전문대는 간호학과처럼 4년제 학사과정으로 개편하거나 졸업 후 1년 동안 전공심화과정을 통해 학사학위를 받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밖에도 전날 취소된 공청회에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유보통합에 따라 출범할 새로운 통합 기관의 ▲입학 대상 및 기준 ▲설립 주체 ▲유형 ▲입지 ▲시설 요건 등 설립·운영 기준에 대해 안을 제시하고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었다.

제주유아학교연대 회원들이 지난 7일 오후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정부의 유보통합 추진을 비판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제주유아학교연대 회원들이 지난 7일 오후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정부의 유보통합 추진을 비판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 같은 공청회 발표안에 대해 어린이집 단체는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교육부의 유보통합 개편안이 현장과 협의되지 않은 불통 행정으로 이뤄졌으며 어린이집을 불필요한 규제 대상으로 여기는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이하 한어총)는 전날 공청회 현장에서 반박 성명을 발표하고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한어총은 ‘보육현장 무시하는 교육부의 졸속 공청회 개최를 강력 규탄한다’는 성명을 통해 “교육부는 지난 16일 개최하는 공청회 발제문을 지난 12일 오후에서야 공개했다”며 “한어총과 협의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어린이집 분야 토론자를 섭외하는 등 보육현장을 대표하는 한어총과 소통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준비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한어총 소속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이하 한가연)는 현장 발언에서 유보통합 설립 운영기준 안에서 제시한 시설설비에 대한 경과조치 내용과 면적기준에 대한 내용, CCTV 설치 및 운영관리 기준 등을 짚으며 “가정 어린이집 모두 문 닫게 만드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한가연은 “현행 법률에 따라 적법하게 설립 운영되고 있음에도 현행도 인정하지 못하고 어린이집을 규제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어 우려가 크다”고 규탄했다.

유치원 현장 관계자의 의견도 마찬가지였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이하 유치원교사노조) 윤지혜 위원장은 현장 발언에서 영아돌봄과 유아교육 유보분리로 유아교육과 보육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의 발달특성을 무시하는 무차별적인 기관 통합, 교육과정 통합, 법 통합의 문제는 결국 아이들을 위한 것이 아닌 행정편의와 무너져가는 대학과 사립 기관 살리기에 아이들을 볼모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3일 유치원교사노조가 발표한 유치원 교사 2409명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8.2%가 “영아와 유아 정교사를 구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교육자격 구분 없이 통합에 찬성하는 교사는 전체의 2.9%에 그쳤다.

교육부의 개편안 자료에 따르면 전문가들의 입장도 0~5세 영유아정교사 자격 체제를 지지하는 입장과 현행 영아정교사(0~2세), 유아정교사(3~5세) 자격 체제를 지지하는 입장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이에 교육부 연구진은 대면 중심의 4년제 전공학과 중심으로 자격 체계를 일원화하되, 현직 교사의 경우 희망하는 경우에만 단일화된 영유아교사 자격을 적용하고 희망하지 않으면 현행 자격 체계를 유지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유보통합 실행계획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한 뒤 저출생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한 국가정책의 일환으로 이뤄져 왔다. 연령과 관계없이 모든 영유아가 이용기관에 관계없이 양질의 교육·보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영유아 교육·보육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취지였다.

투데이신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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