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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 신세된 아시아나 마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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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프리존]한 민 기자= 대한항공과의 합병으로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가 ‘계륵’ 신세가 됐다. 버리자니 아깝고 가지고 있자니 쓸데가 없다는 얘기다. 점점 쓰기가 어려워질뿐더러 조만간 가치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업계 최초의 대형항공사(FSC) 합병에 따라 규모의 경제에 의한 경쟁력 상승이 기대되지만, 소비자들은 합병에 따른 불편을 고스란히 감수해야만 하는 입장이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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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항공 동맹체 스타얼라이언스 탈퇴 수순을 밟고 있다.

보통 항공업계에선 인수·합병, 파산 시 동맹체부터 정리한다. 다른 외국 항공사 인수·합병 사례를 미뤄 봤을 때 아시아나항공은 빠르면 내년 초 스타얼라이언스를 탈퇴할 것으로 점쳐진다.

1997년 만들어진 스타얼라이언스는 항공 동맹 중 가장 오래됐고, 규모도 제일 크다.

현재 스타얼라이언스에는 아시아나항공 외에 루프트한자(독일), 에어캐나다(캐나다), 유나이티드 항공(미국), 타이항공(태국), 에어 뉴질랜드(뉴질랜드), 전일본공수(일본), 오스트리아 항공(오스트리아), 싱가포르 항공(싱가포르), LOT 폴란드 항공(폴란드) 등 25개 항공사가 포함됐다.

스타얼라언스에 속한 항공사들은 서로 마일리지를 공유할 수 있다. 가령, 아시아나항공 고객이 타이항공을 타게 되더라도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다.

대부분의 공항에서는 라운지를 같이 사용한다. 아시아나항공 고객이 마일리지로 미국 내 공항에서는 유나이티드항공 라운지를 갈 수 있고 독일에서는 루프트한자 라운지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서있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여객기(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서있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여객기(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이 스타얼라이언스를 탈퇴하면 이같은 마일리지 적립처 및 사용처가 줄어 시장 가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동맹에서 탈퇴하면 오직 아시아나항공에서만 소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 고객이 사용하지 않은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98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연수익은 당기 매출에서 차감하고 부채로 계상한다.

마일리지 통합 비율은 더 논란거리다. 

마일리지에는 운항 거리에 따라 적립되는 마일리지와 제휴카드 결제로 쌓이는 마일리지 두 종류가 있다. 제휴카드로 쌓이는 마일리지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가치가 아시아나에 비해 높다고 평가받는다. 사용 금액에 따라 항공사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한 신용카드 사례를 보면 대한항공은 1500원당 1마일이 적립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1000원당 1마일이 적립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합병 훨씬 이전에 두 회사의 마일리지 통합 정책에 대해 2019년 말 시행한 양사의 마일리지 제도보다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이 때문에 당초 1:1 통합까지 기대되기도 했으나 이는 ‘공염불’이 될 전망이다.

실제 합병이 이뤄지면서 통합 비율은 점점 축소되는 분위기다.

공정거래위원회 구태모 기업결합과장이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 구태모 기업결합과장이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항공권의 가격 격차와 마일리지 통합으로 소비자 이용 기회가 확대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마일리지 통합에 일정 수준 차등 비율을 적용할 수 있다며 1대 0.9 비율을 예시했다.

그러나 통합 비율은 결국 1대 0.7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일치감치 2022년 아시아나항공과의 마일리지 통합 비율이 1대0.7 정도가 타당하다는 내부 방침을 정해 이를 끝까지 고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제휴 카드 적립 마일리지는 가치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지만, 대한항공은 운항 마일리지까지 같은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꼬집었다.

물론 공정거래위원회가 마일리지 통합에 최종 승인권을 가진 만큼 대한항공측의 통합비율안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릴 수는 있다. 허나 공정위가 시장 가치를 내세워 대한항공측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문식 공정위 대변인은 “아직 마일리지와 관련한 구체적인 자료를 전혀 받지 못해 협의가 이뤄진 바 없으며 확정된 내용도 아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 16일 주요 일간지, 경제지 등에 ‘통합 대한항공’을 알리는 백면 전면광고를 냈다. 전체 광고료는 수억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소비자 후생을 뒷전인 채 그들만의 잔치를 벌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스프리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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