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지역에서 산모를 돌보는 지원단체인 ‘산모토피아’의 활동이 화제가 되면서 저출산 극복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정정숙 대표가 이끄는 산모토피아의 서비스와 나눔활동이 입소문을 타면서 양평지역에서는 산모뿐 아니라 아이를 둔 가정에서 ‘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까지만 해도 양평군에는 산모 신생아 돌봄 서비스 제공기관이 없었다.
서비스받고자 하는 산모는 인근 구리시나 남양주시에 도움을 요청하다 보니 거리 등 불편함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했다.
양평지구여전도회가 이런 양평군의 취약점을 보고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라는 속담처럼 산모에게는 친정엄마처럼, 신생아에게는 따뜻한 할머니와 같은 ‘산모토피아’를 양평군에서 처음 설립했다.
먼저 양평지구여전도회는 산모가 행복해야 출산율이 좋아진다 보고 기금 마련을 위해 2018년 양평군민체육관에서 군민을 상대로 산모 돕기를 위한 바자회를 열었다. 바자회는 성공적이었다. 이 기금으로 2019년 1월 법인 단체 등록을 하고 김분순 대표의 헌신으로 기초를 다졌다.
2020년부터 정정숙 대표가 바통을 이어받아 운영하면서 양평군을 대표하는 산모 서비스 제공기관이 됐다.
산모토피아는 15명의 관리사를 두고 어느 지역이든지 신속히 파견해 산모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산모토피아의 서비스는 산모와 신생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기 돌보기와 병원 동행, 아기 목욕 및 수유와 젖병 세척, 집 청소, 세탁, 점심 준비, 출산 후 호르몬 변화로 우울한 산모들의 정서적 지원까지 하고 있다.
산모토피아에서는 산모들이 희망하는 관리사를 별도의 지정 관리사 비용 없이 되도록 배정하면서 높은 인기를 끈다.
산모토피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다문화 가정 이용도 크게 늘고 있다.
올해도 우즈베키스탄, 태국, 중국, 미국, 베트남, 중국 교포 등 다양한 국적의 산모들이 서비스를 이용했고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산모토피아는 관리사를 채용할 때부터 인품 등을 꼼꼼히 살핀다.
특히 관리사들은 서비스를 경제적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관리사들은 산모들을 내 가족처럼 보살핀다. 출산 후 가장 힘든 시기에 있는 산모들의 어려움과 힘든 것을 이해하면서 관리사들의 정성이 산모에게 전달된다.
정 대표는 산모들이 체감하는 서비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관리사들과 소통을 넓히고, 상시 보수교육을 하는 등 화목한 분위기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정정숙 대표 역시 산모들을 이해하고 한국에 정착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다문화교육복지대학원’을 마치고 내년 2월 졸업을 앞두는 등 자기 계발에도 열정적이다.
산모토피아 서비스 비용은 정부 보조금 등으로 산모들에게 큰 부담을 덜어 준다.
양평군도 출산장려금으로 첫째 500만원과 산후 조리비 50만원을 지원하는 등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을 펴고 있다.
정 대표와 관리사 등의 노력으로 양평군은 공장이나 대학 등이 없는 지역이지만, 지난해 기준 출산율이 0.92명으로 전국 평균 0.72명보다 높다.
정 대표를 비롯한 관리사들의 정성으로 산모토피아의 서비스를 이용한 산모들의 칭찬 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산모토피아는 육아용품을 무료 나눔하면서 ‘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육아용품은 잠깐 사용하는 게 많아 유용한 나눔이 된다.
서비스를 이용한 산모들이 새것 또는 사용했던 육아용품들을 나누면 필요한 산모들에게 직접 전달해 주고 있다.
정 대표는 “좋은 일에 사용하라고 젖병과 옷 등 사용하지 않은 용품들을 풍성히 나눠줘서 전달했던 가슴 따뜻했던 기억이 있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의 산모토피아 운영 방안을 밝히며 정부와 지방정부의 폭넓은 지원을 바랐다.
정정숙 대표는 “모든 산모가 만족하는 그날까지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관리사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복지향상에 힘쓰고 싶다”라며 “관리사가 맡은 서비스에 비해 업무량이 너무 많다. 처우 개선비 또는 임금 인상이 절실히 필요하다”라고 했다.
/양평=정재석 기자 fugoo@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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