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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논설주간 “탄핵으로 끝난 정치초보자, 무모한 내란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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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월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용현 당시 국방부장관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월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용현 당시 국방부장관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두고 중견 언론인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패가망신한 정치초보자, 내란 도박에 비유하는가하면 국민의힘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결정이 나오기 전에 윤 대통령을 버려야(퇴진시켜야) 대선에 기회가 온다고 견해를 내놓았다.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주간은 16일자 34면 ‘천광암 칼럼’ 「탄핵 의결로 막 내린 정치 초보자의 무모한 ‘내란 도박’」에서 윤 대통령을 ‘초보자’에 빗대었다. 그는 주식시장이나 카지노에서 흔히 쓰이는 ‘초보자의 행운(beginner’s luck)’이란 말을 들었다. 몇번 행운이 이어지면 타고난 천재로 자만하곤 하는데, 운이 다하는 순간 패가망신한다. 파울루 코엘류의 소설 ‘연금술사’에도 “무언가를 찾아 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보자의 행운으로 시작되고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 것이네”라는 문장이 나온다고 전했다.

천 주간은 한국 정치에서 ‘초보자의 행운’을 이야기할 때 윤석열 대통령보다 더 적절한 사례는 과거에도,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천 주간은 “윤 대통령은 이를 100% 자신의 실력으로 이룬 성취로 받아들였고, ‘정치든 뭐든 내가 최고’라는 자아도취는 이내 독선으로 이어졌다”며 “독선은 다시 불통으로 이어졌고, 정책이고 정치고 예외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가혹한 시험’이 지난 총선 참패와 거대 야당의 탄생으로 찾아왔는데, 그마저도 윤 대통령은 쇄신과 협치, 여사 리스크 해소 같은 정면 돌파 대신보다 45년간 잠들어 있던 ‘비상계엄과 내란의 망령’을 불러냈다고 설명했다.

천 주간은 “이런 점에서 국회의 탄핵안 가결은 처음부터 끝까지 윤 대통령의 자업자득이고, 50년 후퇴할 뻔한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해서도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지가 “5100만 국민이 이기적인 정치적 도박의 대가를 할부로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한 것을 두고 천 주간은 “현실은 이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내란시도 이후에도 구차한 변명과 남 탓, 금세 탄로 날 거짓말로 일관하는 점을 들어 “2년 7개월이나마 국가 최고지도자의 자리에 올랐던 정치인의 도리가 아니다”며 “떠나는 뒷모습만이라도, 다만 한순간이라도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의 언행일치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동아일보 2024년 12월16일자 34면
▲동아일보 2024년 12월16일자 34면

양성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는 16일자 ‘양성희의 시시각각’ 칼럼 「85표의 반대표」에서 윤 대통령이 탄핵안 가결직후 밝힌 담화를 두고 “’고되지만 행복했던 여정을 잠시 멈춘다.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괴이한 담화를 내놨다”며 “실패한 대통령의 비통함이나 대국민 사과, 통렬한 반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여전히 비정상적 사고였다”고 지적했다.

양 칼럼니스트는 특히 국힘 의원의 절대다수인 85명이 국민의 75%가 찬성하는 탄핵에 반대한 점을 들어 “말로는 계엄 옹호는 아니고 탄핵 이후 혼란상을 우려한다지만, 3일 밤 긴박한 계엄 해제 결의 순간에도 18명의 여당 의원만이 동참했던 걸 온 국민이 지켜봤다”며 “윤상현 의원이 김상욱 의원을 만류하면서 ‘절대 정권을 내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애초에 정권을 내줄 일 없게 대통령을 잘 인도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대표마저 몰아낸 국힘의 미래를 두고 양 칼럼니스트는 “강성 지지자에게 휘말려 국민 대다수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특정 지역·세대 기반으로 폭을 좁힌 채 의원 개개인의 안위만을 노린다면, 그 선택에 대한 후과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한용 한겨레 정치부 선임기자는 같은 날짜 26면 ‘성한용의 정치막전막후’ 고정칼럼 「탄핵심판 전에 보수가 앞장서 퇴진시켜라」(온라인 제목: 「이재명이 두려운가, 그보다 보수가 나라 위해 진정 해야 할 일은」)에서 시중의 전망과 상이한 해석을 내놨다. 보수성향 재판관들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 기각 의견을 낼 수 있다는 우려를 두고 성 선임기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으로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을 유린한 위헌·위법 행위는 명백하므로 형사재판이 아니라 위헌위법에 대한 징계인 탄핵 결정이라는 점에서 기각 의견을 낼 재판관은 없을 것이라고 썼다.

다만 성 선임기자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그 결과가 나올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고 우려했다. 그 해법으로 윤 대통령의 즉시 퇴진시키고 새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제안했다. 자진 사임토록한다는 뜻이다. 그러려면 국민의힘이 앞장서고, 보수 세력 전체가 팔을 걷고 나서야 하며, 윤 대통령의 마지막 애국심과 양심에도 호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겨레 2024년 12월16일자 26면
▲한겨레 2024년 12월16일자 26면

국민의힘이 이 대표의 대통령 당선을 두려워한다는 점을 두고 성 선임기자는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며 “가급적 이른 대선이 국민의힘과 보수 세력에도 이득”이라고 했다. 그는 그 이유로 △60일은 긴 시간이라 누가 대통령 될지 모른다 △지더라도 명분을 건져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특히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 이후 선거를 치르면 국민의힘은 더 크게 패한다고 강조했다. 성 선임기자는 윤 대통령이 정치도, 법치도 모르는 무자격자였는데, 애초부터 대통령 자리에 밀어 올린 게 잘못이었다며 국민의힘과 보수 세력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윤 대통령을 버리고 깨끗하게 다시 출발하라. 아직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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