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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바다’를 항해하는 홍지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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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뉴스프리존]편완식 미술전문기자= “홍지윤의 작업은 수묵에서 출발하여 오방색을 거쳐 형광색을 아우르는 화려한 채색,그리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꽃의 향연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또한 작가의 작업은 시와 수필,회화, 그래픽,영상,설치작업의 경계를 넘나드는데,이로 인해 홍지윤의 공간에 들어선 관객은 유기적이며 총체적인 연극적 장면속에 위치하게 된다.”(미술사학자 기혜경)

자신만의 스타일로 '그림너머 그림'을 추구하는 홍지윤 작가
자신만의 스타일로 ‘그림너머 그림’을 추구하는 홍지윤 작가

동양화 전공자이지만 다중매체와의 융합을 추구하고 경계를 허물며 확장해 나가는 홍지윤 작가의 전시가 내년 2월16일까지 금호미술관 전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1990년대 먹작업부터 최근 신작까지 동양적 사유를 바탕으로 현대적 감수성을 담아낸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최신작 ‘별, 꽃, 아이’도 출품됐다. 작가는 단테의 ‘신곡’에서 지옥과 연옥을 거쳐 다다른 천국과 가장 가까운 현실의 모습이 ‘별, 꽃, 아이’라고 표현된 것에 영감을 받아 이를 시각화 한 것이다. 화면 곳곳에 ‘신곡’의 텍스트도 함께 적었다. 같은 맥락에서 윤동주의 ‘서시’에서 시인이 헤아리던 별을 마음속에 되새기며 사랑과 희망을 담은 시구를 화폭에 담았다. 시서화 일체의 개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색동꽃으로  형상화된 ‘별, 꽃, 아이’
색동꽃으로  형상화된 ‘별, 꽃, 아이’

작업방식도 아이패드로 그리고, 이를 다시 회화로 옮겼다. 디지털적 아날로그라 할 수 있다. 새까만 배경에 눈부시게 반짝이는 별,시공간을 초월한 듯 부유하는 낭만적인 꽃과 사랑스러운 자화상,글귀 등이 눈과 마음을 끈다. 작가의 화폭에서 느껴지는 주조색은 색동이다. 여러색의 옷감이나 여러색의 염색천이 어우러진 색동옷을 연상시킨다. 색동꽃이라 하겠다.

“나의 고전적인 낭만은 인문과 만나 시어(詩語)가 된다. 작업은 시, 서, 화(詩, 書, 畵)로 이루어진 고전적인 동양화의 요소를 현대의 다중매체에 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 많은 상대성이 격돌하여 무수한 경계를 허물고 섞인다. 이때 생긴 색색의 파편들은 축제의 색, ‘색동’의 꽃잎으로 변하여 각각 ‘삶, 사랑, 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러한 시어와 꽃잎들이 한데 모여 한 송이 ‘색동꽃’이 된다. ‘색동꽃’은 작업의 기호이자 상징이 되어 동서고금을 가로지르며 뛰고 춤춘다. 나의 작업은 어린아이의 놀이같은 두근대는 가슴과 영혼의 유희이다.”

그는 모필을 사용해 기운생동의 획으로 그림을 그려나간다. 동양화의 먹을 아크릴로 대체했을 뿐이다. 오방색이 변용된 형광컬러와 화조화의 차용과 팝아트적 해석이 눈길을 끈다. 누구나 어린시절 자라 온 환경이 감성의 텃밭이 되주게 마련이다. 홍지윤 작가도 예외가 아니다. 작업의 근저에 흐르는 화려한 색조는 그의 어머니 영향이 컸다.

엄마의 의상실 기억들을 소환한 설치작품
엄마의 의상실 기억들을 소환한 설치작품

“1975년도에 엄마는 하얗고 큰 2층집을 사서 1층에 ‘스왕크’라는 이름의 새 의상실을 차렸다. 여섯 살의 나는 화려한 자궁 속과 같았던 그곳에서 자라났다. 아침화장을 하는 우아한 엄마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 중얼거리며 엄마를 올려다 보곤 했다. 그녀는 마스카라로 곤충의 다리 또는 식물의 촉수를 닮은 긴 속눈썹을 기술적으로 말아 올렸다. 패턴과 천, 가위, 초크가 놓인 하얗고 넓은 작업대와 고전주의 서양미술 화집과 장대천의 산수화 화집도 눈에 들어왔다. 이오니아식의 석고장식과 흰 페인트를 칠한 기둥, 보그와 논노와 마분지로 만든 두꺼운 원단 샘플책, 영국제 체크무늬 모직, 일본제 린넨, 물결모양의 실크, 마호가니 색 코린트식 부조로 장식한 목재 장식장, 쇼윈도우의 유화그림과 이젤과 희고 긴 마네킹들, 유리창에 번지는 한낮의 풍경과 그녀의 목소리 등이 나의 작은 세상이었다.”

그는 전시장 한층을 이같은 기억들을 모아 설치작품으로 채웠다. 작업대,재봉틀 등 오브제들이 의상실 ‘스왕크’를 소환하고 있다. 벽면은 색동꽃으로 치장을 했다.

“의상실 상호 ‘스왕크’의 의미가 무엇인지 나는 엄마에게 물은 적이 없다. 엄마가 없는 지금, 거울에서 엄마를 본다. 그러고 보니, 그 이름이 나인 것도 같다. 엄마와 나, ‘스왕크’를 연결해 주는 매개체는 색동꽃이란 생각을 했다. 여러 색이 이어져 만들어지는 색동꽃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서정의 미학이 돼 주었다. ”

결국 그의 작업은 ‘엄마의 바다’ 항해라고 할 수 있겠다.

뉴스프리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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