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김미희 기자]가뜩이나 약세장을 이어온 국내 증시에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등이 이어진 데다가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기업공개(IPO) 풋백옵션(환매청구권) 의무를 지고 있는 증권사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환매청구권은 상장일 이후 일정 기간까지 주가가 공모가의 90% 밑으로 떨어지면 개인투자자가 상장 주관사에 해당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다.
국내 증시는 이미 유례없는 약세장으로 인해 IPO 시장이 침체돼 있는 데다가, 상장을 앞둔 케이뱅크 등의 대어들도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연기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올해 마지막 ‘조 단위 대어‘로 꼽혔던 엠앤씨솔루션이 기관 수요예측에서 8.18대 1이라는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밴드(8만~9만3300원) 하단보다 낮은 6만5000원에 확정하는 등 투자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엠앤씨솔루션은 K9 자주포, K2 전차 등에 적용되는 포·포탑 구동장치 등을 제조하는 방산업체다. 회사의 전신은 두산그룹의 건설기계용 유압기기와 방산 부품 사업 부문인 모트롤BG가 2020년 12월 물적 분할돼 설립된 모트롤이다.
앞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 범위(8만∼9만3300원) 하단을 밑도는 6만5000원으로 확정했으며 이어진 일반 청약에서는 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마지막 코스피 상장사인 엠앤씨솔루션 주가가 증시 입성 첫날인 16일 주가가 19% 넘게 내리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1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엠앤씨솔루션은 공모가(6만5000원) 대비 19.08% 내린 5만2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 11시 46분 현재 5만6300원으로 13.38% 하락중이며 다만 하락폭을 줄이는 상태다.
이에 증권사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투자자가 상장 주관사에 해당 주식을 되팔 수 있는 환매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공모주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증권사들이 벌충해야 하는 금액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환매청구권이 붙은 만큼 비교적 안전 투자처인 줄 알고 공모주 투자에 나섰고 이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손실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16일 이코노미스트 보도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IPO에서 풋백옵션을 부여한 기업은 ▲웨이비스·노머스(대신증권) ▲에이치이엠파마(신한투자증권) ▲닷밀(미래에셋증권) ▲에스켐(NH투자증권) 등이다.
특히 문제는 이들의 주가가 대부분 공모가의 절반 이하로 하락한 상태라는 점이다. 이날 종가 기준 이들 5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하락률은 평균 40%에 달한다. 이 중 닷밀의 주가는 5370원으로, 공모가보다 약 58%가량 하락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IB업계에서는 이 같은 증권사들의 손실 가능성이 현재 상장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엠디바이스와 데이원컴퍼니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역시 이익미실현 트랙을 통한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풋백옵션을 의무적으로 삽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상장 일정 연기 혹은 공모가 조정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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