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숙이는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엄마를 잘 따르던 아이였다고 유영숙 대표는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유 대표가 간장게장에 빠지게 된 동기도 어머니 덕이라 할 수 있다.
유 대표의 집안은 제사 10번이나 되고 생일상까지 포함하면 매년 14~15차례의 상을 차려야 했던 집안이었다. 어머니를 돕고 심부름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음식을 좋아하고 음식을 해서 먹이고 나눠주는 일도 좋아하게 되었다.
유 대표는 어릴 적부터 애늙은이라는 별명이 따랐다고 한다. 동네 어르신들이 그렇게 부르면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실제로 유 대표는 5남매 중 둘째로서 남매들을 위해 희생하는 사실상 맏이와 같은 역할을 했다. 동생들 학교 보내기 위해 자신은 학교에 가지 않고 공장을 다니면서 살림을 도맡았다.
하지만 그 어떤 환경도 유 대표의 향학열을 막을 수는 없었다.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 야간학교를 다니기도 했고, 이후로도 유 대표의 가방끈은 끊어지지 않는다. 전문대 유아교육과를 다녔고, 나이가 많이 들어서도 산업기술대학에서 환경영양학을 공부했다.
유 대표는 일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무언가를 하고 싶어 이런저런 시도를 했다. 처음엔 슈퍼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어릴 적 경험을 살려 먹을 것도 해다 팔았는데 장사가 잘 되었다. 직장인들이 자주 드나들게 되자 함바집도 차렸다. 나중에는 사업을 확장해 구내식당을 무려 10개나 운영할 만큼, 많은 경험을 쌓았다.
음식은 정성이고 마음이라고 유 대표는 힘주어 말한다. 간장게장을 특히 좋아해 만들어 나누곤 했는데, ‘어떻게 이런 맛을 내느냐’는 칭찬을 받으면서 희망을 보았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해봐야겠다 생각하여 영숙이네를 오픈했다. 유 대표에게 식당은 그저 생계의 수단이 아니라 사회에 봉사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여유를 얻게 되면서, 유 대표는 학교 봉사를 작정하고 시작했다. 학부모회장이나 운영위원장 등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지역의 단체란 단체는 다 가입했다. 활동하고 보니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결국 정해져 있더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장애인 단체에 관심을 가진 것도 그 즈음이었다. 장애인 단체에 매달 무료급식 봉사를 시작했다. 밥 한 끼를 먹으려고 4~5시간을 휠체어 타고 오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단체의 회장에 의해 횡령 사건이 벌어졌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때부터 유 대표는 남의 손을 빌리는 것이 아닌 자신의 손으로 직접 봉사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남들 눈에 보이게 봉사하는 사람들도 정작 내심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자신이 직접 돈을 벌어서 직접 봉사하는 길을 개척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비록 몇 억씩 봉사하지는 못하더라도, 작은 액수나 국밥 한 그릇이라도 현실적인 봉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유 대표의 확고한 철학이다.
유 대표는 시흥시의 변두리 지역에 있는 고등학교에서도 봉사 활동에 애썼다.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가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그야말로 진정성 있는 봉사였다. 마침 일본 후쿠오카 경제대학과 연계가 되어, 인서울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중위권인 학생들을 일본으로 유학보내는 일에 앞장 섰다. 그 학생들은 졸업 후 우리나라 4년제 출신들보다 더 많은 월급을 받게 되었다.
유 대표는 발이 넓다. 공장 지대 부동산 사업을 했던 경험을 살려 토지개발에도 손을 댔다. 금융대란이나 전염병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유 대표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귀농귀촌형 사회적기업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꿈이다. 뜬구름 잡거나 일확천금을 노리지 않고, 누구라도 자기 재능을 살려서 밥 걱정 없고 눌 자리 걱정 없이 살아가도록 돕는 사회적기업을 만들고 싶어 한다.
유 대표가 주차협회의 여성회장을 역임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미 운영하고 있는 식당과 연계하여 주차협회의 활동이 그저 커피 한 잔 달랑 앞에 두고 이뤄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풍성한 음식이 있어야 비전있는 대화와 토의도 가능한 법이다.
우리나라 주차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고자 협회가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좋은 의도와 취지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렇다 할 사무실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협회의 활동을 통해 국가의 땅을 우선적으로 주차 관리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유 대표는 이를 살려 국가에 필요한 좋은 일을 해보고자 한다.
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총알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총알이 처음부터 한꺼번에 주어지지는 않는다.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시작해야 나중에 큰 것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유 대표의 인생 지론이다. 유 대표는 실제로 이 지론을 지켜나가며 살아왔다.
앞으로도 유 대표는 식당과 연계해서 사람들과 더불어 할 수 있는 일을 펼쳐나가기를 원하고 있다. 유 대표가 가진 소망은,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하나 모여야 가능한 일이다.
평생을 몸에 좋은 친환경 음식을 만들며 살아왔는데, 앞으로는 이러한 자세를 가진 후배를 양성하는 것도 유 대표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좋은 음식으로 치료될 수 없는 병은 없다. 유 대표는 모두가 좋은 음식으로 건강해지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 그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생겨나 널리 퍼져나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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