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미술 분야가 활발하지 않은 인천에서 의미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다섯 명의 작가가 한데 모여 환란한 지금의 사회에 예술이 던질 수 있는 질문을 작품으로 선보인다. 한희선 시각예술가가 기획한 이번 전시에 인천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고민수, 노찬균, 오휘빈, 이정미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사전에 「무문관」을 함께 읽고 정기적으로 만나 토론하며 새로운 작품 제작을 도모했다. 책으로부터 얻은 영감에 예술가로서의 사유와 관점을 더해 삶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한 결과물이 전시된다.
과학자가 가설을 세우고 수많은 연구와 실험을 통해 시행착오를 거듭하여 진리를 탐구하듯 이들은 조형 언어를 탐구하고 사소한 것에서도 특별한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어린이 장난감 중 ‘낚시놀이’에 폭력성을 발견하고 낚싯대와 장난감을 작품화 한다던가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라는 질문에 “마른 똥 막대기”라고 답했다는 「무문관」의 한 구절을 모티브로 사물을 설치하기도 했다.
인간이 규정한 ‘인위적인 것’과 ‘자연스러운 것’의 고정관념을 역설하고 살면서 떨어뜨리고 가야 할 수많은 선택을 ‘하강하는’ 오브제로 표현했다.
작가들은 흐릿하게 보이는 관념과 세상에 대한 의심을 명료하게 대상화한 사물로서 우리 앞에 펼쳐 놓았다.
한희선 작가는 “설치미술 특성상 매매가 어렵고 단기간 전시 이후 해체해야 하므로 분명한 한계가 있고 특히 인천에서 더 낯선 장르”라며 “하지만 국내외를 불문하고 현재 시각예술의 중요한 분야로 자리매김한 만큼 이번 전시회를 통해 인천의 설치미술 작가들이 개성과 역량을 펼치고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호모 콰렌스: 꽃을 들어 보이니’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는 인천시교육청평생학습관 2층 갤러리 나무에서 12월19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 무료.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