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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에 무너지는 지방 백화점… 그랜드백화점 일산점도 내년 2월 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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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백화점 일산점. /그랜드백화점 홈페이지
그랜드백화점 일산점. /그랜드백화점 홈페이지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그랜드백화점 일산점이 내년 2월 말을 끝으로 운영을 종료한다. 그랜드백화점은 한때 서울 강남 등에 백화점과 마트 등을 운영하며 유통업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으나, 이번에 마지막 남은 백화점 한 곳을 폐점하며 유통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그랜드백화점은 일산점 고객에게 내년 2월 28일자로 백화점 영업을 종료한다고 통보했다. 그러면서 그간 쌓은 적립 포인트를 구매권으로 전환해 영업 종료 전까지 사용하라고 안내했다.

그랜드백화점은 창업자인 김만진 베뉴지 회장이 1971년 설립한 유통업체다. 1986년 그랜드백화점 강남점을 시작으로 백화점과 마트, 슈퍼, 아웃렛 등을 운영했다. 하지만 외환위기 후 경영난을 겪으며 1999년 강남점을 롯데쇼핑에 매각했다. 이후 마트와 슈퍼도 롯데쇼핑과 이랜드 등에 넘겨주며 그랜드백화점 일산점 한 곳만 운영해 왔다.

작년 기준 백화점 매출은 약 18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가량 감소했다. 이는 최근 롯데쇼핑이 실적 부진을 이유로 폐점한 롯데백화점 마산점의 작년 매출(740억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베뉴지는 다음 달 15일 주주총회에서 그랜드백화점 일산점 폐점을 승인하고, 해당 점포를 웨딩홀로 개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백화점은 이미 지난 6월 말 온라인 쇼핑몰의 운영을 종료하고, 8월 해당 사업부를 해체했다.

업계에선 상권 간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대형 백화점 위주로 시장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말 기준 국내 5대 백화점(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AK) 70개 점포의 매출은 39조6185억원으로,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상위 12개 점포의 합산 매출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반면, 연 매출 2000억원 이하 백화점 20곳의 총매출은 지난해 매출 3조원을 돌파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곳의 매출에 못 미쳤다.

지난 6월 폐점한 롯데백화점 마산점. /롯데쇼핑 제공
지난 6월 폐점한 롯데백화점 마산점. /롯데쇼핑 제공

이에 따라 규모가 작은 지방 백화점의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있다. 대전 세이백화점은 자산관리회사인 투게더투자운용에 매각된 후 지난 5월 영업을 종료했다. 같은 달 NC백화점 부산서면점 역시 건물주인 대우건설과의 재계약 불발로 폐점했다. 두 백화점 부지에는 주상복합건축물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구를 근거지로 하는 ‘향토백화점’ 대구백화점은 52년 만인 지난 2021년 본점을 폐점한 후 공개매각을 진행 중이다.

일부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백화점 점포를 가장 많이 보유한 롯데백화점은 지난 6월 말 마산점의 운영을 종료했다. 롯데백화점은 향후 2~3년에 걸쳐 매출 하위권 점포 10곳을 구조조정 할 방침을 세웠다.

이런 흐름은 내년에도 지속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김인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은 “내년 백화점 전체 매출은 -1.7% 역신장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지방 백화점을 포함한 여러 백화점 점포의 구조조정 이슈가 전방위적으로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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