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4시 30분경, 일본 도쿄 시내 한복판에서 대통령 탄핵 가결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는 지난주에 열린 집회에 이어 다시 개최된 것이다. 현장에는 촛불 대신 LED 조명, 직접 만든 플래카드, 응원봉 등을 든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일본 유학 중인 한국 학생들이 주최했으며, 재일동포와 일본 시민단체도 참여했다.
한 유학생이 서론 연설에서는 “한국에 있는 국민들의 일상이 무너지고 주권이 유린당하는 상황을 화면 너머로 지켜봤다”며, “여기서 외치는 우리의 목소리가 실제로 한국에 닿을지 모르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이 자리에 나왔다”라고 밝혔다. 집회 참가자에게 해외에서 정치적 의견을 내는 데 따른 부담감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솔직히 부담은 있었지만, 한국 민주주의를 위해 뜻을 밝히고 싶었다”라고 담담히 답했다.
이날 한국 국회에서 진행된 탄핵 표결 결과, 재석 300명 중 찬성 204명으로 탄핵안이 가결되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환호했다. 이로써 대통령의 권한은 즉시 정지되고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을 맡게 되었다. 탄핵소추의결서는 곧바로 헌법재판소에 접수됐으며 사건 번호 ‘2024헌나8’을 부여받았다.
헌법재판소는 다음 주 월요일에 재판관 회의를 열어 심리 일정과 증거 조사 담당 재판관 지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법리 검토를 위한 태스크포스도 구성된다. 헌재는 접수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결정을 내려야 하며,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 찬성 시, 탄핵이 확정된다. 이 경우 60일 이내에 후임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되고, 새 대통령은 선거 다음 날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현재로서는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 과정에서 어떤 증거와 논리가 오갈지 명확하지 않다. 집회 현장에 모인 이들은 탄핵심판 결과와 그 이후 한국 정치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하고 있다. 이들이 일본에서 낸 목소리가 실제로 한국의 정치 상황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탄핵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헌재 판단과 향후 진행될 선거 일정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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