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돼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다. 우리 군은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 등을 열어 상황을 점검하고 북한이 현 상황을 호기로 오판해 도발에 나서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와 4일 해제 이후에도 현재까지 육·해·공군 및 해병대 등 각 군의 교육훈련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 군은 4일부터 감시 및 경계작전 등 대비태세 임무 이외의 부대 이동은 합참 통제하에 실시 중이다.
우리 군은 대통령 직무정지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계획된 일정을 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다음 주에는 육군 헬기와 공군 공중전력 등을 동원해 적 무인기 침범에 대비한 합동 방공훈련도 예정돼 있다. 다만 일부 부대의 교육훈련은 대비태세 유지를 위해 일정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지금 군은 본연의 임무 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작전 수행과 대비태세에 특이사항은 없고, 지휘관 판단에 따라 대비태세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군 통수권을 넘겨받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조만간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에게 전화를 걸어 장병들의 임무 수행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을 때도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 가장 먼저 전화를 걸어 “엄중한 상황에서 북한이 국내 혼란을 조성하고 도발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 차관은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통화나 국무위원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한 직후 전군 주요지휘관 화상회의를 소집할 전망이다. 각 지휘관의 임무를 고려해 회의는 화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서는 ‘정치 상황에 상관없이 임무 수행에 집중할 것’,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유의할 것’ 등의 내용이 하달될 전망이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될 경우엔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과 방어준비태세인 ‘데프콘’이 발령될 가능성도 있다.
국방부는 지난 2016년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이후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연합감시 자산을 추가로 운영해 적 도발 징후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태세를 유지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다만 당시 경계태세 강화에도 일반 장병들의 휴가는 제한하지 않았다.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 이어 김명수 합참의장은 긴급 작전지휘관 회의를 주관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지난 4일엔 긴급 작전지휘관 회의, 12일엔 ‘현 상황 관련 군사대비태세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김 의장은 회의에서 “정치적 중립을 유지한 채 군 본연의 임무에만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
김 차관은 이날 밤 혹은 15일부터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군사령관을 직접 만나는 일정도 조율할 가능성이 높다. 두 사람은 12일 화상회의를 통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고 북한 도발 억제 등을 통해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군 소식통은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일이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례가 있는 만큼 처음 겪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군은 대통령 탄핵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우리 군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본연의 임무에 매진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위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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