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일을 하루 앞둔 13일 방송사 앵커들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SBS 앵커는 “국민의힘이 국민을 위한 선택하기를 기대하겠다”, MBC 앵커는 “세상을 극도로 어지럽히는 한 명이 권력을 가졌다고 막기 어려운 것처럼 보이느냐”라고 말했다.
국회는 14일 오후 4시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한다. 지난 7일 당론은 탄핵안 반대라며 국민의힘 의원 105명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아 윤 대통령 탄핵안이 자동으로 폐기됐다. 국민의힘은 14일 윤 대통령 2번째 탄핵안 표결 직전까지도 탄핵안 찬성 여부를 계속 논의할 예정이다.
김현우 SBS 앵커는 13일 ‘8뉴스’ 클로징멘트에서 “가뜩이나 먹고 살기 어려운데 나라까지 어지러워서 더더욱 춥게 느껴지는 2024년의 겨울이다. 지금 이 시간 국회 사무실 곳곳에는 불이 켜져 있다”며 “내일(14일) 탄핵안 재표결을 앞두고 이 시간에도 고민하고 있을 여당 의원들이 많을 텐데 내일의 선택은 모두가 기억할 겁니다. 국민의힘이 국민을 위한 선택을 하기를 기대하겠다”고 밝혔다.
조현용 MBC 앵커도 13일 ‘뉴스데스크’ 클로징멘트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세상을 극도로 어지럽히는 한 명이 권력을 가졌다고 막기 어려운 큰 존재처럼 보이십니까. 그러나 여의도에 모인 시민들의 마음이, 전국 각지에서 뜻을 함께하는 국민들의 마음이 서로 연결돼있다. 그래서 우리가 그 한 사람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큰 하나라는 걸 잊지 말아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한민용 JTBC 앵커도 “이곳 여의도 국회 앞은 칼 같은 강 바람이 불고 있다”며 “하지만 여기 모인 시민들의 목소리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제가 있는 이곳 스튜디오에서도 민주주의를 지키자는 그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린다. 국회는 과연 이 목소리를 얼마나 무겁게 받아들일까요”고 말했다.
시민들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냈다. 윤정호 TV조선 앵커는 ‘뉴스9’ 앵커칼럼에서 “통신사 AP가 엊그제 세계에 전했다. ‘여섯 시간 만에 끝난 한국 비상계엄 사태는 민주주의의 승리다.’ 세 시간 만에 국회가 해제를 결의한 것은 ‘삼권 분립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했지요. 심야에 국회를 찾은 시민의 참여도 ‘사태를 마무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 놀라워했다. ‘수천 시민이 몰려왔지만 군경과 어떤 충돌도 보고되지 않았다.’ AP는 ‘서울의 드라마’가 미국이라면 어려웠을지 모른다고 했다. ‘한국 같은 대중 참여나 의회 표결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윤 앵커는 “그럴 만도 합니다. 그날 밤 국회 앞 풍경은 다시 봐도 찬탄을 자아낸다. ‘계엄 철폐! 계엄 철폐!’ 저마다 휴대전화를 치켜들어 군경의 일거수일투족을 생중계한다. 계엄군 차량을 몸으로 막아섰다. ‘가지 마요! 복귀하세요!’ 지휘관은 부대원들에게 물러서라고 했다. ‘하지 마! 하지 마! 뒤로 와! 뒤로 와!’ 한국이 외환 위기에 이어 금융 위기까지 가장 먼저 극복해내자 세계가 놀랐지요. ‘교과서에 실릴 위기 극복이다’”라며 “우리는 또 다시 이겨낼 겁니다. 당장은 분노와 혐오, 수치와 좌절에 고통스러워하지만 보란 듯 일어서고 맙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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