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11시 인천 계양역 서울 방면 공항철도 승강장.
5분에 한 번씩 열차가 지나가지만, 서울역행 공항철도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승강장은 계속해서 많은 인파로 채워졌다.
국회에서 열리는 촛불집회까지 두 시간 넘게 남은 시간임에도 집회로 향하는 인천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털모자, 마스크, 두꺼운 장갑, 두터운 겉옷, 목도리로 중무장을 해 추운 날씨에도 오랜 야외활동을 견딜 준비를 한 모습이었다.
조국혁신당 인천시당은 계양역에 모여 LED 응원봉과 핫팩을 나누고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싣기도 했다.
네 명의 친구들과 모여 국회로 향하던 채지희(18)씨는 “비상계엄 선포 후 점점 정치 상황이 악화되는 것 같다”며 “기말고사가 이제 막 끝나서 친구들과 함께 탄핵 요구 목소리에 힘을 보태기 위해 서울로 간다”고 말했다.
등산복으로 한파에 대비한 채 홀로 서울행 열차를 기다리던 김복성(57)씨는 “나 한 사람쯤이야 가도 티 안 나겠지만 지난주 국회에선 겨우 다섯 명이 부족해 표결이 안 되지 않았느냐”라면서 “난 집회에 참여해 내 목소리를 전달해 비겁하지 않은 시민이 되고 싶어 혼자 서울로 나간다”고 전했다.
서울로 향하는 열차 안은 물건이 가득 찬 쇼핑백이 유독 많기도 했다.
영하의 날씨에도 거리에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담요, 핫팩이 가득 담긴 쇼핑백을 각자 손에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큰 짐가방을 손에 든 채 서울행 열차를 기다리던 정민정(37)씨와 나인혜(33)씨는 ”집회에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핫팩을 나눠주려고 짐을 많이 챙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핵소추안 가결을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들은 ”계양구에서 국회까지 한 시간 넘게 걸리지만, 탄핵을 요구하는 시민들 목소리를 전하는 데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길에 나서는 이유는 결국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인 만큼 오늘 탄핵이 가결돼 남은 주말은 주말답게 지내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은 오후 4시에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글·사진 정슬기 기자 za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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