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두 번째’ 탄핵안 표결 D-1
野, 국민의힘 내홍 공략해 설득 총력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도 보류
이재명 대표가 국민의힘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 표결에 동참을 호소했다. 1차 탄핵안 표결이 불발된 직후 ‘내란 동조 정당’이라며 각을 세웠지만, 최근 여당이 2차 탄핵 표결 찬반을 놓고 내홍을 겪는 틈을 파고들어 설득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국민의힘을 향해 “역사가 여러분의 선택을 기억할 것이다. 부디 탄핵 찬성 표결에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반면 전날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두고서는 “국민을 향해 광기의 ‘선전포고’를 감행했다”며 “탄핵만이 혼란을 종식할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여당을 향해서는 비교적 침착한 태도를 유지한 반면, 윤 대통령을 향해서는 맹비난을 가한 것이다. 탄핵 가·부결 투표권을 쥐고 있는 여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에 대해 ‘공개석상에서의 언행에 유의해달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 대표가 발언 수위에 차등을 두는 것은 최근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안 표결이 임박한 가운데, 여당 일각에서 공개 찬성 입장이 속속 나오는 상황에 기인한다. 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여당 내 8명 이상의 찬성표가 나와야 한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7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첫 탄핵안 표결에 대다수 의원이 불참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따른 결정이다. 이에 따라 의결정족수가 미달돼 ‘투표불성립’으로 탄핵안이 최종 폐기됐다.
이에 이 대표는 당시 “(국민의힘이) 얄팍한 기득권을 지키겠다고 국민의 염원을 버렸다”며 “국민의힘은 민주정당이 아니다. 내란 정당이자 군사반란 정당”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의 양심 선언이 등장했고, 한동훈 대표도 “탄핵으로 대통령의 직무집행정지를 시키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하자 친윤(친윤석열)계와의 내홍이 빚어졌다. 여당 내에선 현재까지 총 7명이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여당 내 이탈표가 1~2명만 더 나오면 되는 상황에 여당을 굳이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앞서 검토했던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을 결국 보류하기로 한 것도 여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맥락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임박했다”며 “국가적 중차대한 일을 앞두고 우리 당이 할 수 있고, 해야하는 역할은 딱 하나다. 윤 대통령의 잘못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한편, 깨어있는 여당 의원들을 독려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2차 탄핵안 표결 막판까지 윤 대통령을 향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회본관 계단 앞에서 결의문 낭독을 통해 “극단적 망상에 사로잡힌 정신 이상자에게서 하루라도 빨리 군 통수권을 박탈하고 직무를 정지해야 한다”며 “탄핵은 헌정질서 중단이 아니라 헌정질서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국민의힘 의원 몇몇이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다. 늦었지만 상식과 국민의 편에 선 점 환영한다”며 “아직 부족하다. 더 많은 의원이 국민 명령에 따라 민주공화국을 지키기 위해 헌법을 수호하는 길에 나서달라”고 독려했다.
한편 윤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안의 본회의 표결은 14일 오후 4시에 이뤄진다. 당초 야당은 같은 날 오후 5시에 표결을 진행하려는 방침이었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 시간 앞당긴 것이다.
의장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국가적 중대사이고 엄중한 사안인 만큼 각 당 의원총회 등 충분한 논의와 협의 시간, 지체 요인 등을 고려해 오후 4시로 본회의를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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