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심경을 밝혔다.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최상무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등 국무위원과 국무회의를 개최한 뒤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 총리, 최상목 부총리, 송미령 장관 등 다수의 국무위원이 계엄 선포에 반대의견을 냈지만, 의결 과정 없이 윤 대통령이 계엄을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철현 민주당 의원이 “장관이 된 것을 후회되느냐”라고 묻자, 송 장관은 “많이요”라며 참담한 심정을 표했다. 그는 “(3일) 내용은 모르는 상태에서 오후 10시 10분 이후 대통령실에 도착했고, 평소 국무회의와는 달랐다”라며 “회의 개시 선언, 안건 설명도 없었고 아무 말도 없었다. 옆에 앉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뭐에 대한 것이냐?’라고 묻자 딱 두 글자 ‘계엄’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들어와 일종의 회의가 시작됐는데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가 아니었다”라며 “회의 종료도, 계엄 포고문에 서명하는 절차도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국무회의로 볼 순 없다”라고 말했다. ‘위헌·위법적 비상계엄 아니냐’는 야당 추궁엔 “제가 판단하긴 어렵다”라고 답했다.
송 장관은 이날 농해수위에 앞서 “이번 일로 인해 상처받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국민께 죄송하고 송구하다. 위원님과 농업인 분들께도 사죄의 말씀 드린다”라고 머리 숙여 사과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국수본부장)은 불법 계엄 사태 관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국방부 조사본부와 함께 내란 혐의 등을 수사하고 있다. 송 장관은 계엄령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배민지 에디터 / minji.bae@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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