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를 벌이는 건 이해는 가지만 시위대 때문에 여의도 길이 너무 복잡해요. 내비게이션을 보고 차를 모는데, 경찰이 통제하는 구간이 반영이 잘 안 돼서 시위대 속에 갇히면 한참을 기다려야 빠져나올 수 있어요.”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매일 낮부터 밤까지 집회가 이곳 저곳에서 열리고 있는 여의도를 지나가던 한 택시기사가 한 말이다. 여의도에는 국회와 정당 당사 외에도 시중은행·국책은행 본점, 신용카드사와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어 택시를 타는 승객도 많은데, 내비게이션이 제 기능을 못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일 여의도에서 만난 택시기사 한모(60)씨는 국민의힘 당사 앞을 지나려다 집회 장소를 관리하는 경찰에 막혀 우회해야 했다. 한씨는 “평소 (내비게이션에) 공사나 사고로 인한 정체는 잘 반영되는데, 시위는 반영이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경찰에 신고되어 있는 시위가 길 안내에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내비게이션 ‘티맵’을 확인해 보니 경찰청이 제공한 ‘집회 예정’ 정보는 적혀 있었다. 실제로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집회가 열리고 있던 시각에 티맵으로 길 안내를 받아 보니 다른 길로 돌아가지 말고 당사 앞 도로를 지나라고 안내했다.
일부 택시 기사는 여의도가 목적지인 손님은 받지 않기도 한다. 택시기사 이모(77)씨는 “내릴 곳에 거의 다 와서 시위 때문에 차가 막히면 손님들 80~90%는 거기서 내려서 걸어간다”며 “택시는 길 위에 갇혀버리니까 기사만 손해여서 여의도는 잘 안 가게 된다”고 말했다.
티맵을 운영하는 티모빌리티 관계자는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를 포함한 모든 집회, 공사 등은 경찰과 지자체로부터 정보를 받아 내비게이션에 표시하고, 변동 사항이 있으면 반영한다”면서 “최근의 탄핵 촉구 집회처럼 참여 인원이 불확실할 경우 실시간 적용이 어려울 수는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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