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가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수업 중 학생들의 일탈 행동이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윤석열 정부 교육개혁 중 하나인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 정책 추진에 대해 교육 단체들과 야당은 정책 추진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 교직원 노동조합은 최근 정부 서울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 주범 윤석열의 즉각 퇴진 촉구와 더불어 공교육을 파탄 내고 대한민국 교육을 위기에 빠뜨리는 교육 개악 정책을 전면 거부한다”라고 밝혔다.
디지털 교과서를 실행하는 ‘디벗’(디지털 벗을 뜻하는 교육용 태블릿PC)은 학생들의 ‘딴짓’을 막기 위해 유해 프로그램을 차단하고 유튜브·게임 실행 등도 막아뒀다. 하지만 유해 프로그램을 차단하는 보안 프로그램이 허술해 이를 우회하는 방안이 학생들 사이에서 활발히 공유되는 실정이다.
이 같은 현실 때문에 교사들은 수업 진행 외에도 공부가 아닌 목적으로 사용하는 학생을 막는 업무도 추가됐다며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유튜브, 커뮤니티 등에서 ‘디벗 뚫는 법’, ‘학교 탭 뚫는 법’ 등을 검색하면 우회하는 방법을 상세히 알려주는 후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태블릿PC에 게임을 설치 후 보안 프로그램이 이를 인식하기 전까지는 플레이가 가능하다든가, 보안 프로그램 자체를 우회했다는 등의 사례가 공유됐다.
이 때문에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대한 회의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중등 교사는 “디벗 관리만 해도 쉽지 않은데 디지털 교과서로 하는 수업 중 딴짓은 또 어떻게 막냐”며 “컴퓨터 앞에 앉으면 아이들도 공부 말고 다른 것을 하고 싶어지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나”라고 걱정을 표했다.
또 다른 교사는 “학교 수업은 혼자서 자습하는 시간이 아니라 교사, 친구와 상호작용을 하며 배우는 시간이 돼야 한다”면서 “설령 통제가 가능해진다고 해도 교사의 역할이 간수나 감시자처럼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정책 추진을 중단할 수 없다는 태도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달 29일에 고시된 디지털 교과서의 법적 지위를 이후에 무효화시키는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소급입법에 문제가 있다”며 “디지털 교과서 찬성, 반대의 문제가 아니라 법 체계와 관련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오는 13~15일 일산 킨텍스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AI 디지털 교과서를 전시하는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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