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 ‘대통령이 보유한 고유의 통치행위’라고 강조하며 “탄핵하든, 수사하든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는 입장을 12일 내놨다.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제시한 ‘질서 있는 퇴진’을 사실상 거절했다며 탄핵 가결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불법 계엄을 자백했다’며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 예정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 처리에 집중하고 있다.
▲ 野 “불법 계엄 자백…대국민 선전포고”
야권은 “대국민 선전포고”, “내란 수괴의 광기를 본다”라며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인천 계양구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왜 즉각 직무에서 배제해야 하는지, 집권을 중지해야 하는지 너무나 명징하게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계엄 선포는 통치 행위였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 “내란 범죄 행위는 누구도 할 수 없고, 결코 통치 행위가 될 수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12·3 윤석열 내란사태 특별대책위원장을 맡은 김민석 최고위원 또한 국회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의 정신적 실체가 재확인됐다”며 “헌정 수호를 위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실패할 계엄을 기획했다는 발언은 극단적 망상의 표출이고, 불법 계엄 발동의 자백이며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강조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미 탄핵을 염두에 두고 헌법재판소 변론 요지를 미리 낭독해 극우의 소요를 선동한 것이다. 나아가 관련자들의 증거 인멸을 공개 지령한 것”이라며 “윤석열에게 국가와 국회가 해야 할 조치는 질서 있는 탄핵”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민의힘은 즉각 탄핵 자유투표를 결정해 주기 바란다”며 “국회는 국민의 요구대로 이번 토요일(14일) 윤석열 탄핵 가결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란 수괴의 광기를 본다. 분노를 넘어 참담하다”라며 “태극기 부대에 기대, 나라를 쪼개고 광장을 오염시켜 극도의 혼란을 부추기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 與 “사실상 내란 자백”, “탄핵 표결서 찬성표 던질 것”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후 국민의힘의 탄핵 찬성 기류는 급물살을 탔다.
14일 국회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에서 진종오 의원 의원과 한지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찬성에 가세하면서 탄핵 가결정족수(200명)를 채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까지 찬성을 공식화한 여당 의원은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김재섭, 조경태, 진종오, 한지아 등 모두 7명이다.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 토요일 국회에서 진행될 탄핵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고자 한다”며 “저의 이런 결정은 단순한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거취는 본인이 선택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선택해야 하는 것이고, 국민의 선택에 우리 당도 따라야 한다”며 “이번 주 토요일 표결에 반드시 참여해서 바로잡겠다”고 탄핵 찬성표를 던질 것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이날 윤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사실상 내란을 자백했다”며 ‘탄핵 찬성’ 당론 채택을 제안했다. 또 한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 직후 윤 대통령의 제명·출당을 위한 당 윤리위 소집을 긴급 지시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해 소집된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 정지를 위해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는 말씀을 국민께 드렸다”며 “대통령이 당초 당과 국민에게 얘기한 것과 달리 조기 퇴진 등 거취에 관한 사항을 일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며칠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탄핵으로 대통령의 직무집행을 정지시키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민주주의와 공화국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며 “(담화의) 내용은 지금의 상황을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합리화하고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라다솜 기자 radasom@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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