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국무회의 때 윤석열 대통령 얼굴이 이미 (흥분해서)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저 정도로 격한 상태면 (비상계엄을) 아무도 못 막는다’고 생각했다”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계엄 선포 전 통화를 나눴던 이상민 전 행정부 장관은 12·3 비상계엄 심의 국무회의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고 한다.
어제(11일) 동아일보는 이 전 장관의 오랜 지인인 법조인 A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A씨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이 지난 3일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했을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를 포함한 4~5명이 이미 도착한 상태였다고 한다. 이 전 장관에 따르면 도착한 이들은 갑작스러운 계엄 소식을 듣고 혼비백산한 상태였다고.
A 씨는 “이 전 장관을 포함한 국무위원들이 윤 대통령을 찾아가 ‘이거 안 된다. 위험하다’고 설득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당일 윤 대통령은 원래 오후 10시에 비상계엄을 선포할 예정이었으나 국무회의 의사정족수(11명)를 채우지 못해 국무위원을 기다리다가 오후 10시 23분경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 전 장관 또한 윤 대통령에게 “계엄을 선포할 만한 적정한 시기가 아니고, 요건이 안 됐다.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겠냐”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이 같이 말했다고…
“국무위원들이 느끼는 책임감이나 현실 감각은 나하고 다를 수가 있다. 그렇지만 나는 (계엄을) 하겠다”
한편, 지난 3일 오후 10시경 윤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6시간 뒤 흐지부지 해제됐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야당 측은 윤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 탄핵소추안 발의를 냈다. 또 지난 7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는 100만 명(주최 측 시민사회단체연대회 추산)이 참석했다.
서규식 에디터 / kyusic.s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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