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에 8조7000억 지원
삼성·SK, 보조금 협상 지연 우려
미 반도체법, 韓 기업들 긴장
미국 현지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 마이크론에 대한 8조 7000억원 규모의 보조금 지원을 확정하면서, 아직 협상을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마이크론에 8조 7000억 보조금 지원
11일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자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61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 지원을 결정했다. 한화로 약 8조 7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번 보조금은 마이크론이 뉴욕주 클레이와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건설하는 반도체 생산공장을 위한 것이다.
마이크론은 이 지역들에 각각 1000억 달러와 25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버지니아주 공장 증설을 위한 2억 7500만 달러의 추가 지원도 받게 된다.
이로써 마이크론은 인텔(110억 달러), TSMC(66억 달러), 글로벌파운드리(15억 달러)에 이어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에 따른 직접 보조금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자국 기업 중심으로 보조금 지원을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SK, 보조금 협상 지연 우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여전히 보조금 협상이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400억 달러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64억 달러의 보조금을 논의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인디애나주에 38억 70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지만 아직 보조금이 확정되지 않았다.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로 보조금 협상이 넘어갈 경우 불확실성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측의 보조금 축소 예고와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분야 한국 의존도 감소 움직임 때문이다.
실제로 마이크론은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22.2%로 전분기 대비 2.6%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41.1%, 34.4%로 점유율이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투자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에서 4·2나노미터 로직 반도체 생산과 함께 연구개발 및 패키징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웨스트라피엣에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며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업계는 미국 내 대규모 투자와 기술력 강화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 중인 두 기업이, 이번 도전 속에서 어떤 전략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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