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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엘리트가 보험사 CEO에 겨눈 ‘유령총’…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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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 시각) 미국 맨해튼 뉴욕 힐튼 호텔 앞에서 벌어진 브라이언 톰슨 유나이티드헬스케어 최고경영자 암살 사건 당시 CCTV. 사진=뉴욕경찰(NYPD)
4일(현지 시각) 미국 맨해튼 뉴욕 힐튼 호텔 앞에서 벌어진 브라이언 톰슨 유나이티드헬스케어 최고경영자 암살 사건 당시 CCTV. 사진=뉴욕경찰(NYPD)

미국 최대 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UHC) 최고경영자가 총격 사건으로 숨진 가운데, 용의자 루이지 맨지오니가 검거돼 현지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건은 지난 4일 이른 아침 맨해튼 뉴욕 힐튼 호텔 앞에서 발생했다. 투자자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길을 걷던 브라이언 톰슨 UHC CEO 뒤로 한 남성이 접근해 총으로 그를 살해하고 달아난 사건이다.

살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다수 거절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증대해왔다는 점이 현지인들의 분노를 사면서 현지에서는 용의자를 옹호하는 입장도 다수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맨지오니가 용의자로 검거된 뒤, 그가 엘리트이자 특권층 자제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지지자들은 더욱 늘어났다.

그는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그의 가족은 컨트리 클럽과 요양원 회사, 라디오 방송국 등을 소유하고 있었다. 사촌은 메릴랜드주 하원의원인 니노 맨지오니다.

검거 당시 그의 소지품에도 관심이 쏠렸다. 그의 백팩 안에서는 미국 달러 약 8000달러와 외화 2000달러, 3D 프린터로 인쇄된 권총과 소음기, 위조 신분증, 문서 등이 발견됐다.

루이지 맨지오니가 총격 사건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령 총'. 사진=알투나 경찰
루이지 맨지오니가 총격 사건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령 총’. 사진=알투나 경찰

특히 총에 관심이 쏠렸다. 그가 소지한 총은 일련번호가 없는 이른바 ‘유령 총'(Ghost gun)이었다. 만들어진 형태는 글록 19 Gen 5 9mm로 추정된다. 미국 경찰들이 소지하는 총 대다수가 글록사 권총이다.

뉴욕경찰(NYPD)은 해당 총기가 3D 프린터로 찍어낸 뒤 제작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만약 실제로 맨지오니가 직접 제작한 수제 유령총이라면 이번 사건이 미국에서 벌어진 최초의 3D 프린팅 총기 살인사건이 된다.

다만 부품을 별도로 구매해서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 40개 주에서는 신분증 없이 총기 조립 DIY 키트를 신분증 없이 손쉽게 구매할 수 있고 온라인에서는 100달러 정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NBC 뉴스의 한 기자는 지난 2022년 “조립하는 데 24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후기를 전한기도 했다.

용의자가 총구에 장착한 소음기도 수제일 가능성이 높다. 3D 프린팅 전문 유튜브 채널 ‘프린트 슛 리핏'(Print Shoot Repeat)은 사건 당시 영상을 보고 “3D로 인쇄한 총이다. 소음기도 3D로 인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3D 프린팅 소음기는 매우 가볍지만, 슬라이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음기는 총열 부분에 끼우는 장비로 총성을 줄여준다. 다만 그냥 총을 쐈을 때와 달리 총알의 진행을 방해하기도 한다. 기본적인 특성에 더해 3D로 제작된 경우 내구성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 영상에서 맨지오니는 제대로 총알이 발사되지 않아 소음기 쪽을 만지작거리며 슬라이드를 다시 장착했다.

총기 전문가는 영국 데일리 메일에 “소음기는 대부분 발사에 방해가 되고, 총의 압력을 없앤다”며 일반적인 소음기일 것이라고 했지만, 3D 프린팅 전문 유튜버는 “3D로 인쇄로하면 인발적인 소음기보다 크다. 플라스틱이라 가볍기 때문에 일반적인 소음기만큼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서 커질 수밖에 없다. 영상 속 소음기도 매우 두꺼운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4일(현지 시각) 미국 맨해튼 뉴욕 힐튼 호텔 앞에서 브라이언 톰슨 유나이티드헬스케어 최고경영자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용의자 루이지 맨지오니.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4일(현지 시각) 미국 맨해튼 뉴욕 힐튼 호텔 앞에서 브라이언 톰슨 유나이티드헬스케어 최고경영자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용의자 루이지 맨지오니.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한편 한 맥도날드 직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 맨지오니는 10일(현지 시각) 법정에 서기 전 경찰차에서 내리며 “미국 국민의 지성에 대한 모욕”이라고 소리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평소 반기술 주의자이자 악명 높은 테러리스트 ‘유나바머'(Unabomber; university and airline bomber; 본명 시어도어 카진스키)를 동경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소지한 자필 쪽지에는 대기업을 ‘기생충’이라고 지칭하며 “죽어도 싸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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