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임형섭 기자= 미국 보험회사 최고 경영자를 살해한 한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가 미국 사회와 대기업에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표출하는 내용이 담긴 선언문을 소지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내에서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최대 건강보험사(UHC)의 브라이언 톰슨 최고 경영자(CEO)를 총으로 살해한 용의자로 루이지 만조니(26)를 9일(현지시간) 펜실베니아주 알투나에서 체포했다.
체포 당시 만조니는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음기가 달린 사제 총과 보험사의 이익 추구 행위를 비판하는 내용의 3쪽 분량의 자필 선언문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성명서에는 “솔직히 말해서 이 기생충들은 당해도 싸다”거나 단독 범행임을 언급하면서 “갈등과 트라우마를 일으킨 것을 사과한다. 하지만 해야만 했던 일이었다”라고 쓰여 있었다.
경찰은 내부 보고서에서 만조니가 톰슨 살해를 의료산업의 부패와 파워 게임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으로 봤다고 평가했다. 또 그가 자신을 일종의 영웅으로 여기고 불의에 대해 행동하기로 결심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의 자필 메모와 소셜미디어 게시물에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의료 시스템을 갖고 있으며 주요 기업의 이익은 계속 증가하는 반면에 “우리의 기대 수명”은 그렇지 않다고 쓰여 있었다.

특히 살해된 톰슨이 CEO로 일하는 UHC 등 미국의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미루거나 거부하는 형태로 악명이 높아 비싼 의료 시스템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로부터 만조니가 영웅시 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만조니가 범행 당시 입었던 옷과 비슷한 옷을 입고 뉴욕 시내를 활보하면서 수사에 혼선을 주기도 했다.
만조니는 아이비리그의 명문 펜실베이니아대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한 엘리트이며 뛰어난 외모와 근육질 몸매로 미국내 온라인상에서 지지자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만조니의 소셜미디어 X(엑스,구 트위터)계정의 팔로워수가 9일 수 백명에서 20만명 이상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고 전했다. 또 그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보이는 사진 아래 일부 댓글은 그의 주장된 폭력을 칭찬하거나 그를 “왕”이라고도 부르고 경찰에 “그를 풀어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FT는 반자본주의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나 비용이 많이 드는 국가의 의료 시스템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 사이에서 살인범에 대한 병적인 존경심이 퍼져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만조니는 지난 4일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힐튼 호텔 입구 인도에서 소음기가 달린 권총으로 톰슨 최고 경영자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살해 과정이 인근 방법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는데 주변에 시민이 있었는데도 느긋하게 톰슨을 살해해 살인범이 전문 킬러라는 추측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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