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이 계파 간 주도권 싸움으로 확전되고 있다. 친윤(윤석열)계 권성동 의원과 비윤(비윤석열)계 김태호 의원간 맞대결로 전개되면서, 탄핵정국 속 당내 주도권 세력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친한(친한동훈)계는 후보를 추대하지 못했으나 현재 김태호 의원를 지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12일 오전10시 의원총회를 열고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당 원내대표 선출 선거관리위원회는 합동토론회를 진행한 뒤 표결로 원내대표를 뽑을 계획이다.
현재 친윤계는 권 의원을, 친한계는 김 의원을 각각 지원하고 있다. ‘원조 친윤’으로 분리되는 권 의원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입당 이후 경선 캠프 총괄상황실장으로 활동하는 등 ‘윤석열의 오른팔’ 역할을 해왔다. 그는 대선 직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냈고, 2022년 이준석 당시 당 대표가 궐위하자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을 역임했다.
4선 김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낙동강 벨트에 출마해 달라는 당의 요청을 수용해 지역구를 옮겼다. 김 의원은 32·33대 경남도지사를 지냈다. 김 의원은 출마 전에 한 대표에게 출마 의사를 말했고, 한 대표가 “어려울 때 나서줘서 고맙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진의원들의 추대로 선거에 나선 권 의원이 당선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방법론을 놓고 계파 간 유불리 싸움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당의 변곡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면 한동훈 대표의 입지는 좁아져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김 의원이 당선되면 한 대표의 당내 장악력이 지금 보다 강화될 수 있고 조기 대선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다실 수 있다.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은 권 의원이 원내대표직을 맡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탄핵 정국에서 친윤계가 다시 당권을 잡는다면 국민적 여론이 더 나빠질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한 대표를 끌어내리고, 결국 조기 대선에서도 친윤계 중진 후보를 앞세울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며 “지금은 그럴때가 아니지 않나”고 우려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12일 오전 신임 원내대표 선출 직전에 후보 합동토론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합동 토론회는 △공통질문에 따른 후보자별 답변 △주도권 토론으로 구성된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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