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때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고자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며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 3일 늦은 밤, 체포될 각오로 국회 담장을 넘어 본회의장에서 계엄을 막았다”며 “민주주의와 헌법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일념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분노와 흥분 속에서 나흘 만에 진행되는 탄핵을 확신할 수 없었다. 대통령에게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퇴진에도 질서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의원은 시간이 지나면서 윤 대통령의 태도에 대해 강한 비판을 제기했다. 그는 “대통령은 하야를 거부하고 있다. 헌법적 공백을 초래하고, 민심이 수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선의에만 기댄 하야 주장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여기에는 질서도 퇴진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제 가장 질서 있는 퇴진은 탄핵”이라며 “우리 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 죽는 길이 곧 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탄핵 과정에서 우리는 혹독한 시간을 견뎌야 할 것이다. ‘탄핵의 강’을 건넜던 것보다 더 크고 깊은 ‘탄핵의 바다’를 건너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 당의 저력을 믿는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이끈 우리 당의 역사를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김 의원이 탄핵 의사를 밝히면서 국민의힘에서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한 의원은 총 5명이 됐다. 앞서 조경태,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은 오는 14일 표결에서 찬성 표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탄핵안 가결 요건은 200표다. 야당 의석수가 192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탄핵안 가결 요건에서 딱 3표가 부족하다.
김 의원은 이번 발표에 앞서 한 차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과 나눈 대화가 지난 8일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됐다.
윤 의원에 따르면 김 의원은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뒤 윤 의원에게 “형, 나 지역에서 엄청 욕먹는다. 어떻게 해야 되나”라며 고민을 털어놓다. 그러자 윤 의원은 “지금 당장은 욕먹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국민의 평가가 달라질 것이다”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며 조언했다고 밝혔다.
이 대화가 공개된 후 인터넷에서 두 의원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젊은 정치인으로서 활발히 소통하던 김 의원은 9일 자신의 SNS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며 여론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언론에 “가족사진에 악성 댓글이 달려 모두 비공개로 전환한 것”이라며 “학생들이 보기에 심한 댓글이 많아 이를 없앤 것도 이유”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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