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출근길 직장인들의 발목을 잡던 윤석열 대통령의 차량 행렬. 그러나 윤 대통령을 태우지 않은 채 차량 행렬이 수차례 도로를 오갔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1일 한겨레는 윤 대통령이 오전에 정시 출근하지 않을 때 제시간에 대통령실에 도착하는 ‘위장 출근 차량’이 운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매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11월 6일부터 12월 6일까지 주말과 외국 순방 기간을 제외한 18일 동안 윤 대통령의 위장 출근이 의심되는 사례는 최소 3차례(11월 25일, 11월 29일, 12월 3일) 있었다. 매체가 출근 차량 이동을 확인한 18일 중 윤 대통령이 오전 9시 이전에 출근한 경우는 2차례밖에 되지 않았다.
진짜와 가짜로 추정되는 출근 행렬은 모두 검은색 승용차와 승합차, 경찰 오토바이 등으로 구성됐지만, 경찰의 통제와 경호 방식은 확연히 달랐다고 전해진다.
가짜 출근 행렬로 보이는 차량들이 출발했을 때 경찰들은 일반 차량을 통제했지만 경호 태도는 느슨했다. 진짜 행렬로 보이는 차량일 때는 사복 경찰들이 추가 배치됐고, 교통 신호 조작이 가능한 장치를 열어 통제를 준비했다고.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re:탐사’에서도 노영희 변호사와 전화 연결로 본인을 경찰 관계자라 밝힌 A씨는 “평상시에 대통령 호위 관련 업무를 종종 나간다. 그런데 빈 차로 출근하는 척 할 때가 있다”라며 “이런저런 얘기가 많이 오가는데 ‘(윤 대통령이)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나 봐요’ 이런 말을 자주한다. 경찰이나 근무했던 사람이라면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다”고 밝혔다.
이준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겨레에 “정당한 사유 없이 근무 시간을 어기거나 근무지를 이탈하는 것은 성실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과 법률적 의무 위반으로 탄핵 사유 중 하나로 제기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답변을 하지 않았고, 대통령 경호처는 “대통령 동선과 일정에 관한 사항은 경호·보안상 확인해드릴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라고 매체에 밝혔다.
서규식 에디터 / kyusic.s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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