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아쉽다. 소설가 한강이 지난 10일(현지시간)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가운데 이번 노벨상 시상식은 관례로 여기던 모국어 호명을 깨고 영어로 한강을 호명했다.
노벨문학상 시상은 한림원 종신위원인 스웨덴 소설가 엘렌 맛손의 연설로 시작됐다. 그는 한강의 작품이 “궁극적으로는 진실을 추구하고 있다”며 “그녀의 (작품 속) 목소리가 매혹적일 만큼 부드러울 수는 있으나, 형언할 수 없는 잔혹함과 돌이킬 수 없는 상실감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짚었다.
앞서 지난 10월 한림원은 수상자 선정 발표 당시에는 한강의 작품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이후 문학상 시상 연설문을 스웨덴어로 낭독한 맛손은 한강의 이름을 불렀다.
“디어(Dear) 한강, 스웨덴 한림원을 대표해 따뜻한 축하를 전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국왕 폐하로부터 상을 받기 위해 나와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한강을 호명하는 두 문장은 한국어로 호명될 것이라 말했던 것과는 달리 최종 단계에서 영어로 바뀌었다.
한강의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와 ‘흰’을 스웨덴어로 번역한 박옥경 번역가는 관례가 깨진 이유에 대해 연합뉴스에 “시상식을 며칠 앞두고 (맛손 측에서) 도저히 어려울 것 같아서 결국 영어로 하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맛손이 한국어를) 마지막까지 연습했지만, 워낙 생소해 그런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한강은 현지시간 오후 4시 스웨덴 랜드마크인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해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문학상 메달과 증서를 수여 받았다.
서규식 에디터 / kyusic.s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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