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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응원봉’ 이전에도 여성들은 광장 중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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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가 열리는 광장에는 이전 집회에서 보기 어려웠던 형형색색의 불빛이 수놓아져 있다. 청년 여성들이 각자의 개성과 연대감을 표현하고자 아이돌 응원봉을 들고 거리로 나온 것이다.

응원봉으로 무장한 여성들이 광장을 가득 메운 모습이 조명을 받으면서 “전과 달리 젊은 여성들이 집회의 새로운 주축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이같은 분석이 오히려 그간 여성의 대중 집회 참여 역사를 평가 절하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성들은 언제나 광장에서 목소리를 내 왔고,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집회의 최전선에 서 왔다”는 이야기다.

언론 등을 통해 여성의 집회 참여가 두드러지게 가시화된 것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으로 촉발된 촛불집회에서부터다. 당시 촛불집회를 가장 먼저 이끌었던 10대 여성들은 ‘촛불소녀’란 이름으로 불리며 집회의 상징이 됐다. 이들을 형상화한 그림은 집회 참석을 독려하는 포스터, 티셔츠 등 관련 물품 대다수에 삽입됐으며, 집회가 끝난 이후에도 촛불소녀는 민주주의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청소년들을 상징하는 이름으로 남았다.

당시 유아와 함께 거리로 나선 젊은 엄마들도 주목받았다. ‘유모차(유아차) 부대’로 불린 이들은 육아 관련 정보를 공유하던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자발적 연대체를 만들어 광장을 행진했다. 유모차 부대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던 2014년에도 서울 강남역과 홍대입구역 등에서 침묵행진 시위를 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고통과 유족들의 ‘아이 잃은 슬픔’에 통감한다는 취지였다.

▲ 2008년 6월 18일 오후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에서 한 시민이 촛불소녀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연합뉴스
▲ 2008년 6월 18일 오후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에서 한 시민이 촛불소녀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연합뉴스
▲2008년 6월 28일 오후 서울 시청 앞 광장과 태평로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위한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유모차를 앞세운 주부들이 줄을 지어 대열로 들어오고 있다.ⓒ연합뉴스
▲2008년 6월 28일 오후 서울 시청 앞 광장과 태평로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위한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유모차를 앞세운 주부들이 줄을 지어 대열로 들어오고 있다.ⓒ연합뉴스

2016년 박근혜 탄핵 집회의 시작은 이화여대 학생들의 학내 시위였다. 그 해 7월 이화여대 학생들은 평생교육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대하며 학내 농성에 돌입했다. 대학본부가 농성을 해산하기 위해 1600여명의 경찰력을 동원했으나 학생들은 이에 굴복하지 않고 계속해서 총장 사퇴 및 민주적 학교운영을 요구했다.

이후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 설립과 운영의 중심에 최순실 씨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최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이대에 부정 입학을 하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사실까지 드러났다. 이에 전국에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국정농단을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열렸으며,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면서 국정농단의 막을 내렸다.

여성들은 2016년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을 비롯해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폭력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2022년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이후 신당역 여자화장실 앞에 마련된 추모공간에는 피해자를 기리는 포스트잇과 국화꽃으로 가득 찼으며, 지난 9월에는 ‘여성혐오폭력 규탄 공동행동’ 주최로 서울 종로구 혜화역 앞 대학로에서 열린 딥페이크 성착취 엄벌 촉구 시위에 6000여 명(주최 측 추산)의 여성들이 모여 가해자 엄벌을 촉구했다.

류형림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는 “여성들은 원래부터 광장에 있었고 그 수도 많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할 당시에도 여성들은 광장에 나와 있었다”며 “청년 여성들의 정치 참여가 새롭다는 듯한 평가는 그동안 많은 여성들이 자기를 드러내면서 싸워온 투쟁들을 무시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심미섭 페미당당 활동가도 “여성들은 항상 집회에서 주목받고 금방 잊혀져 왔다. 집회가 끝나고 권력이 재창출되는 과정에서 여성들이 정치적으로 가시화되지 못하는 구조 때문에 여성들은 매번 새로이 발견되고 있다”며 “집회 속 여성들을 주목하는 것을 넘어 여성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정치적 권력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탄핵 구속 촉구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탄핵 구속 촉구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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