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지역의 한 고교생이 국민의힘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국회의원의 사무실에 ‘탄핵안 표결 불참에 항의’하는 포스트잇을 붙였다가 경찰 조사를 받는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10일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 의원 지역구 사무실 관계자는 지난 8일 사무실 벽에 붙은 포스트잇을 발견하고 경찰에 재물손괴 혐의로 신고했다.
해당 포스트잇은 고교생 A양이 친구들과 함께 지난 7일 오후 8시쯤 이 의원 지역구 사무실 벽에 붙인 것으로, 포스트잇 한 장마다 한 글자씩 쓴 형태로 ‘내란 수괴범에 동조한 당신, 국민의 편은 누가 들어줍니까’라는 내용이 적혔다.
특히 A양이 해당 포스트잇을 붙인 7일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상정됐으나,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105명이 당론에 따라 국회 본회의장을 떠나 표결에 불참한 날이었다. 결국 탄핵소추안은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인한 ‘투표 불성립’으로 자동 폐기됐고, A양은 집단으로 퇴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항의하기 위해 포스트잇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경찰은 ‘지문 조회’ 등을 통해 A양의 신원을 확인했고, 경찰 출석을 요구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영천경찰서 자유게시판에는 분노한 시민들의 항의글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포스트잇 붙였다고 지문까지 확인해서 학생한테 나오라고 한 게 사실이냐” “이런 걸 조사할 만큼 시간이 남아 도냐” “잘못된 어른들로부터 약한 아이들을 지켜주는 게 경찰 아니냐” “내란 수괴범은 아직도 안 잡혔는데 힘없는 학생한테는 빠르다” 등의 반응으로 분노했다.
이후 경찰은 A양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종결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A양을 부모 동석 하에 면담한 결과 범죄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입건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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