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교사로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지난 10월 격무에 시달리다 숨진 특수교사 30대 A 교사와 함께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알고 지냈던 교사 박모(40대·여)씨는 10일 오후 5시30분 인천 남동구 인천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열린 ‘A 교사 49재 추모 촛불집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씨는 “마지막 가는 길까지 잘 보내주고 싶어서 오늘 이 자리에 나왔다”라고 덧붙였다.
추모 집회에 참석한 40대 특수교사 B씨도 “A 교사를 잊지 않고 유족에게도 함께 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나왔다. 이제는 특수 교육계가 변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추모 집회는 당초 오는 14일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여파에 따른 탄핵 시국으로 취소돼 A 교사의 49재를 하루 앞둔 이날 진행됐다.
추운 날씨임에도 300명(경찰 추산)에 가까운 동료 교사 등이 패딩을 껴입은 채 함께했다.
허망한 표정으로 발언을 듣는 이도 있었고, 두 눈을 감은 채 기도하며 고인을 추모하는 이도 있었다.
참석자들은 ‘특수교사 죽어난다’, ‘교사 정원 확보, 과밀학급 해소하라’, ‘제대로 교육할 권리’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인천시교육청에 사망을 선고한다”라며 구호를 외쳤다.
이후 교사들은 12개의 근조화환을 들고 다 함께 교육청 앞으로 행진했다.
동그랗게 모인 이들은 이곳에서 “교육감은 약속했다. 진상을 규명하라”라고 한마음으로 울부짖었다.
이날 발언에 나선 이들은 철저한 진상 조사 요구와 함께 연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안봉한 전교조 인천지부장은 “도성훈 교육감과 최종 간담회에서 합의안을 이끌어냈지만 유족과 선생님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라며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특수교육의 여건이 개선되는 그날까지 함께 싸우겠다”라고 강조했다.
김윤경 인천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정말 소중한 존재다.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라며 “장애 아이들이 마음껏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오늘 자리하신 분들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라고 했다.
/글·사진 홍준기 기자 ho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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