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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우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전력 확보 해법으로 차세대 원전 기술인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첫 손에 꼽힌다. SMR은 IDC 인근에 설치할 수 있고, 안전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들도 SMR 개발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SMR은 기존 원전의 구성품을 소형화해 하나의 용기에 넣고,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기존 대형 원전이 전력이 끊기면 냉각수 순환이 멈춰 사고 위험이 있는 반면 SMR은 ‘피동 설계’ 방식을 채택해 전력이 끊겨도 자연 순환으로 냉각이 가능하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대형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 보니 IDC 인근 설치가 가능하고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력도 높일 수 있다.
IDC에서 나오는 발열 관리 등으로 전력 사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IDC 하나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전력량은 연간 기준으로 평균 25GWh로, 4인 가구 기준으로 6000가구가 1년에 쓰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IDC 전력 수요가 현재보다 16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24시간 중단 없는 운영이 필요한 IDC의 특성상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받는 재생에너지는 한계가 뚜렷해 SRM에 주목하는 박테크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빌 게이츠 MS 창업자는 2006년 테라파워를 설립해 SMR 개발을 추진했다. 최근에는 아마존이 SMR 관련 기업 3곳에 투자하고 전력 구매 계획을 발표했고, 구글도 SMR 전력 구매 의사를 밝혔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투자자인 피터 틸은 SMR 핵연료 개발 기업에 투자하는 등 기술 기업들의 참여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도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SMR 투자가 시작됐지만 걸음마 단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2029년까지 신규 IDC 수요 732개가 모두 건설된다고 가정할 때 필요한 전력 용량은 4만 9397㎿에 달한다. 1만㎿급 원전 53기가 추가로 건설돼야 전력 수급을 맞출 수 있다. 사실상 불가능한 수급 규모로 SMR 개발·투자는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 유재국 국회 입법조사처 선임연구관은 “SMR이 해법이 될 수 있지만 실제 설립에는 적지 않은 지역 반발도 예상할 수 있다”며 “IDC 전력 수급에 부응하기 위한 적절한 전원 구성 로드맵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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