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최초이자 유일한 해양 문화시설인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11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인천 중구 월미도에 있는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지상 4층에 연면적 1만7000㎡ 규모로 건립됐다. ‘교류의 바다, 연결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우리나라 해양 교류의 역사와 해운·항만의 발전, 삶의 터전으로서 바다와 관련한 문화예술을 전시한다. 개관 이틀을 앞둔 지난 9일 언론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팸투어를 통해 박물관을 미리 둘러봤다.
박물관 내부로 들어서자 1층 한편에 전시된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인천 지역에서 바다를 주제로 작업하는 6명의 작가 작품을 모은 일종의 ‘웰컴 전시’다. AI로 만든 거북이가 인천과 바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미디어 작품인 ‘기원’은 싱잉볼 형태를 통해 깨끗한 바다에 대한 바람을 표현했다.
1층 영상관에서는 ‘디지털로 경험하는 바다’를 주제로 실감·몰입형 영상바다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벽면과 바닥을 가득 채운 영상과 웅장한 소리는 몰입도를 높였다.
같은 층 알록달록한 색으로 ‘꼬마 항해사의 바다 모험’이라는 구름 모양 간판을 지나 ‘어린이박물관’로 들어섰다. 영·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보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바다와 항해에 대해 알아보고 직접 배에 탑승해 노를 저어보거나 돛을 움직이는 등 다양한 체험 코너가 마련됐다. 아이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스탬프 존도 만들었다.
2층에는 ‘해양교류사실’과 ‘해운항만실’. ‘도서자료실’ 등이 있다. ‘해양교류사실’에서는 바닷길을 통한 인류의 다양한 활동과 문물 교류 이야기가 펼쳐진다. 선사시대, 고조선과 삼한 시대, 삼국시대, 남북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개항기와 대한제국, 일제강점기 그리고 광복 이후 등 시대별로 나눠 대표적인 기록물 등을 선보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배인 창녕 비봉리 배와 3D 영상으로 복원한 고선박 ‘영흥도선’ 등을 체험할 수 있다.
‘해양항만실’에서는 우리나라 해운물류와 우리 삶의 관계를 소개한다.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진화하는 미래의 해운항만을 다룬다.
3층 ‘해양문화실’에서는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삶의 터전으로서의 바다와 그 속에서 형성된 다양한 문화 등을 알린다. 바다 위에서 열리는 생선 시장인 ‘파시’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천일염전인 ‘주안염전’에 대한 설명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개관을 기념해 기증특별전도 열린다. 오는 12일부터 내년 3월30일까지 진행되는 기획전은 ‘순항-새로운 여정의 시작’을 주제로 잡았다. 소중한 해양 자료를 기증해 준 이들의 소장품을 통해 누군가의 삶에 물든 다채로운 바다로 떠나는 전시다. 새로운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개관이라는 닻을 올리며, 기증자들의 기억 속 항로를 따라 항해를 시작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한국인 최초로 국적선을 타고 세계 일주한 故 배순태 선장이 기증한 ‘동해호 게양 태극기’ 등 50인의 기증자료 160여건을 소개한다.
우동식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관장은 “국민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수도권에 마땅한 해양 문화시설이 없어 바다를 접하고 배울 기회가 충분치 않았다”라며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개관을 통해 보다 가까이에서 해양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보고 경험하며 바다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세계적 수준의 박물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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