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2일 오후 3시 한강유역환경청은 조류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한강 상류인 팔당댐 앞 지점에서 유해 남조류 1㎖당 개수가 9651개(8월 19일), 8236개(8월 12일)로 관심 단계 발령기준(2회 연속 1000개/㎖)을 넘어선 것이다.
팔당 수계에 조류경보가 내려지기는 2018년 이후 6년 만의 일이었다.
한강유역환경청은 “장마철 이후의 비로 오염 물질 유입과 한 달 이상의 지속적인 폭염에 수온이 높아지며 유해 남조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팔당댐 앞 평균수온은 8월5일 26.6℃에서 8월12일 28.3℃를 거쳐 8월 9일 29.6℃로 올랐다.
한강청은 조류 모니터링을 주 1회에서 2회로 늘리고, 팔당 취수구 3곳에 조류 차단막을 설치했다.
팔당호 원수를 쓰는 43개 정수장에 활성탄 적극 투입, 고도정수처리 실시, 수돗물 분석주기 강화(월 1회→주 1회) 등을 주문했다.
팔당호 주변 개인하수처리시설‧폐수배출시설 22개소와 공공 하‧폐수처리시설 36개소에 대하여 특별점검을 추진해 오염원 관리를 강화했다. 팔당댐 앞 조류경보는 14일 만에 해제됐다.
같은 날 같은 시각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낙동강 칠서, 물금·매리 지점에 조류경보를 내렸다. ‘관심’보다 높은 ‘경계’ 단계였다.
최근 10년 낙동강 유역에서 가장 늦은 첫 경계 발령이었다.
낙동강 칠서 지점에서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1㎖당 2만613개(8월12일), 9만1544개(8월19일), 물금·매리 지점에선 3만2991개(8월12일), 10만6191개(8월19일)가 측정됐다. ‘경계’ 단계 기준은 2회 연속 남조류가 1만개/㎖이다.
잇따른 조류경보는 녹조의 위해성 논쟁으로 번졌다.
녹조현상을 일으키는 남조류 일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에 함유된 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LR 등 6종 탓이다.
송미영 전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4 한강하구 포럼 및 한강수계 상생협력 워크숍(11월 21∼23일)에서 ‘녹조 발생과 국민안전관리 대책 마련 필요성’ 주제로 발표하면서 미국의 녹조 위해성 조사결과보고서를 인용했다.
조류 대발생으로 미국 15개 주 372건 중 95명과 반려동물 10만2071마리가 목이 붓고 기침, 몸살, 피부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설사와 복통, 열과 두통 증세도 나타났다.
녹조 대발생은 질소와 인 등 영양물질의 유입, 농경지의 비용사용, 유속 정체, 기후변화에 따른 온난화 등 복합적인 요인의 결과라고 송 전 위원은 설명했다.
송 전 위원은 조류 독성물질은 쌀과 콩, 상추, 사과, 옥수수, 파슬리 등 농작물에 축적된다는 국내외 연구사례를 들었다.
그는 녹조 빈번 발생 지점 중 친수활동 제한이나 금지 여부 기준(WHO 레저용수 24㎍/ℓ)을 검토해 입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패류 섭식 등의 제한이나 금지를 위한 기준 설정을 위해 녹조 관련 모니터링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10월부터 먹는물 수질 감시항목에 마이크로시스틴-LR 1종에서 ‘LR·RR·YR·LA·LY·LF’ 등 6종(감시기준 1㎍/ℓ)으로 늘렸다.
수질 감시항목은 먹는물 수질기준이 아니라 먹는 물 안전성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지속적인 관리와 모니터링이 필요한 물질이다.
환경부는 조류 독성물질은 응집침전, 모래여과, 고도처리 등 정수 처리 과정에서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정환 선임기자 hi2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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