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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갈 세상 직접 바꿀 것”…청소년 5만명 ‘尹 퇴진’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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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이 10일 오전 11시 40분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한 ‘민주주의와 인권의 후퇴를 막는 청소년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의 모습, ⓒ투데이신문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이 10일 오전 11시 40분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한 ‘민주주의와 인권의 후퇴를 막는 청소년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의 모습,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우리가 살아갈 세상, 우리가 바꾼다는데 감히 누가 우리의 의견을 묵살할 수 있을까. 학생들도 국민이다.”

“우리 손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뽑지는 못했지만 우리 손으로 뽑아낼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자유와 평등을 원한다. 우리는 범죄를 저지른 무도한 이가 적법한 죗값을 받기를 원한다. 누구로부터 위협받지도 빼앗길 위험도 없는 우리만의 삶을 원한다.”

“늘 윤 대통령은 청소년을 신경 쓰지 않았다. 대선 공약에도 청소년과 학생을 위한 정책은 단 한 개도 없었다. 투표권도 없는 우리가 대통령 때문에 왜 이런 피해를 받아야 하나. 학생들이라고 청소년이라고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안다면 큰 실수다.”

“우리가 거리로 나온 것은 지난 12년을 쓸모없었던 세월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 그토록 싫어해온 부끄러운 어른들이 되지 않기 위함이다.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시국선언 참여 청소년들의 의견문 일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등은 10일 오전 11시 40분 광화문 광장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의 후퇴를 막는 청소년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사태 이후 4일부터 ‘민주주의와 인권의 후퇴를 막는 청소년 시국선언’ 참여자를 모집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 4만9052명의 청소년들이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청소년 시국선언은 만 19세 미만 청소년, 만 19세 이상 비(非)청소년, 지지하는 단체들로 구분해 모았는데, 총 청소년 4만9052명, 비청소년 950명, 지지 단체 123개가 참여했다.

이들 단체가 당초 목표한 인원은 청소년 1000인의 참여였으나 4일간 누적 참여 시민은 5만2명이었다. 이를 두고 단체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참여의 열기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었다”며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청소년 시국선언의 규모가 5만명 이상을 돌파한 것은 사상 최초로, 유례가 없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반국가세력 척결’을 핑계 삼았지만 누가 봐도 대통령 자신의 안위를 위해, 자신에게 반대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탄압하고 협박하려는 시도였다”며 “폭력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무너뜨리고 후퇴시키려 드는 대통령은 우리가 거부한다. 청소년도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이 청소년에 대한 인권과 자유를 억압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도 주장했다. 아수나로 등은 “퇴진 집회를 이유로 청소년단체가 표적 수사를 당했고 고등학생이 그린 ‘윤석열차’ 풍자 만화가 경고를 받았다”며 “대통령과 교육부 장관이 직접 학생들의 두발 자유, 표현의 자유 등의 내용을 담은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라고 주문했고 국가인권위원장 자리에는 인권에 반대하는 활동을 해 온 사람을 앉혔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연설 때마다 ‘자유’를 외쳤지만 시민의 자유는 물론 청소년을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들의 인권에도 적대적이었다”며 “그리고 이제 비상계엄 사태로 윤 대통령에게 민주공화국의 대통령 자격이 없음이 분명해졌다”고 꼬집었다.

10일 오전 11시 40분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한 ‘민주주의와 인권의 후퇴를 막는 청소년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청소녀들이 손 피켓을 들고 있다. ⓒ투데이신문
10일 오전 11시 40분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한 ‘민주주의와 인권의 후퇴를 막는 청소년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청소녀들이 손 피켓을 들고 있다. ⓒ투데이신문

청소년들이 나서 직접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아수나로 수영 활동가는 “청소년, 시민들은 지난주 밤에 자행된 윤석열의 ‘3시간 계엄 천하’로 삶이 무너졌다”며 “청소년들도 계엄 사태를 똑같이 맞이했으며 똑같이 밤을 설치며 불안해하고 내 삶이 어긋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청소년들은 정치로부터 분리된 이들도, 정권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이들도 아니다. 오히려 그 영향에 더욱 극단적으로 노출된다”며 “따라서 청소년들이 퇴진광장을 열고 윤 대통령의 탄핵과 처벌을 요구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연습 따위가 아닌 당장 사회를 바꾸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실천”이라고 주장했다.

대전에 살고 있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국YMCA Y-틴 전국협의회 이은우 회장은 “우리들은 4.19, 5.18 등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뤄낸 수많은 역사를 배웠고 2016년의 수많은 촛불을 보며 민주주의와 자유, 평등을 배웠다”며 “그렇지만 그것들은 지금 교과서 속에서만 갇혀 있는 것 같다. 시민들을 향해 총구가 겨눠졌는데, 우리가 배워온 민주주의가 정말 이런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역사를 역행하고 살아있는 가치를 책 속에 봉쇄해 버리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짓밟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서는 “지난 토요일에 있었던 윤 대통령 탄핵 표결을 하지도 않고 나오는 그들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국민을 대표하는 자로서 반성하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외쳤다.

지음 난다 활동가도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대통령 탄핵 반대 이유를 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게 아니라 우리 아이들, 미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며 “말로는 위한다면서 청소년의 삶과 의견을 존중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정치적 수사로 이용하면서 ‘미래를 위한 것’이라는 말을 쓰지 않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우리가 만들어 나갈 더 나은 세상에는 청소년, 여성을 향한 평등과 존중이 수반돼야 한다”며 “우리도 현재 겨울을 맞이했다. 춥고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겨울의 시작점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우리의 봄은 반드시 온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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