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교수들이 올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도량발호'(跳梁跋扈)를 꼽았다.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기 전 설문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 맞아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1086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이번 달 2일까지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의 사자성어 1위로 ‘도량발호’(41.4%)가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도량발호’는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라는 뜻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도량발호를 추천한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권력자들이 자신이 권력의 원천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어 이 사자성어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12·3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기 전 설문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도 맞아 떨어진다”며 “삐뚤어진 권력자는 권력의 취기에서 깨어나야 한다. 최악의 사례가 지난 3일 심야에 대한민국을 강타한 비상계엄령”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만적 행위가 아직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가능하다는 사실이 섬뜩하고 참담하다”며 “권력을 위임한 국민이 그 권력을 다시 회수하기 전에, 우리 사회의 많은 권력자는 권력의 취기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2위는 ‘후안무치'(28.3%)가 차지했다. 낯짝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이다. 3위는 ‘석서위려'(18.5%)로, 머리가 크고 유식한 척하는 쥐 한 마리가 국가를 어지럽힌다는 의미다.
한편 지난 3일 밤 10시 29분,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약 2시간 반 뒤인 4일 새벽 1시 2분, 국회에서 여야 의원 190명이 참석해 전원 찬성으로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고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6시간 만에 이를 해제하고 계엄사를 철수시켰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오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국정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의 절박함에서 비롯됐다”며 “그 과정에서 국민께 불안과 불편을 끼쳐드렸다,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많이 놀랐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이날 오후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됐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퇴장하면서 부결됐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재차 발의해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고, 14일에 표결에 부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만약 탄핵안 가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목요일 국회 본회의 보고, 토요일 표결’ 일정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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