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MBK파트너스·영풍이 기업 지배구조 전면 개혁을 선언했다.
MBK파트너스는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내년 1월 23일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예고된 가운데, MBK파트너스는 전체 주주 가치의 회복을 위해서는 현재의 최윤범 회장 중심 기업지배구조의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독단 경영제를 막아 전체 주주들의 가치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집행임원제도 도입을 통한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과 주식 액면분할, 자사주 전량 소각 등 주주가체 제고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날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고려아연이 최윤범 회장 경영 체제 본격화 이후 주주가치는 물론 기업가치까지 급속 하락 중”이라고 말했다.
2019년 3월 최윤범 회장의 대표이사 취임 후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하고 동종 업계 주가 회복기에도 경쟁기업들에 크게 못 미쳤다는 것이다. 2022년 말 최윤범 회장 단독 경영 체제로 전환한 이후엔 주가가 연 -5.8%로 역성장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3년간 총주주수익률(TSR;Total Shareholder Return)도 꾸준히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최 회장 취임 직후인 2023년 한 해 동안 -5% 하락 전환했다”며 “같은 기간 코스피200 인덱스(22%)는 물론 MSCI 동종산업 인덱스(13%)에 비해서도 현저히 저조한 성적”이라고 꼬집었다.
MBK는 고려아연을 이대로 방치하면 핵심 역량까지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부회장은 “최 회장의 독단 경영을 감시하지 못하는 현재의 지배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고려아연의 미래가 암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MBK는 “고려아연 주주수익률 하락의 직접 원인이 회사 자금의 지속적인 누수에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과의 ▲개인 친분이 있는 신생 사모펀드에 5669억원의 거액 출자, ▲제대로 된 검증이 있었는지 입증하지 못하고 있는 5820억의 ‘이그니오 홀딩스 인수’, ▲타 재벌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 ▲친인척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있는 인테리어 설비용역 등으로 인해 회사 자본이 효율적으로 쓰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MBK는 “이렇게 집행된 금액이 2019년 최윤범 대표이사 취임 이후 총 38건, 규모로는 약 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하며, 또 “특히 투자의 대상 회사들 대부분이 누적 당기순손실을 시현 중이어서 투자 원금 회수 가능 여부도 불투명한 실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고려아연이 MBK·영풍의 고개매수에 대항해 자사주 공개매수와 연 이은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시도한 것에 대해서도 “회사의 보유현금을 소진하고 잔류 주주들의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목했다.
MBK는 “고려아연이 이런 식의 지배구조 실패로 지난 5년간 입은 기업가치 훼손이 총 2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목적으로 최근 단행한 자사주 공개매수로도 총 9000억원의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는 점도 포함됐다.
김 부회장은 “집행임원에 의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업무 집행이 가능케 하고, 감독형 이사회가 보다 효과적인 업무 감독과 전략적 의사 결정을 맡음으로써 고려아연의 거버넌스를 선진적인 시스템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이라며 “이사회에는 MBK파트너스와 영풍그룹 뿐만 아니라, 2대 주주인 최윤범 회장측도 참여하도록 하는 구상”이라고 밝혔다.
주주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실행 방안으로는 ▲주식 액면분할을 통한 거래 유동성 증대 ▲보유 자사주의 전량 소각 ▲배당정책 공시 정례화 등을 제안했다.
주주 참여방안으로는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를 소수주주가 추천한 후보 중 선임토록 하는 근거 규정 마련 ▲주주권익보호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을 통한 소수주주 이익 반영 등을 추진한다.
이 외에 이사회 내에 ▲내부거래위원회를 명문화된 위원회로 격상 ▲투자심의위원회를 신설·강화해 검증 안 된 투자 행위 재발 방지 ▲ESG·양성평등위원회 신설로 ESG와 양성평등의 경영원칙을 확립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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