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임기를 시작하는 박장범 신임 KBS 사장이 구성원 반발에 가로막혀 오전 10시 취임식을 취소했다.
이날 0시부터 하루 총파업에 돌입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박 사장 취임식을 앞두고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곳곳을 점거했다.
이날 오전 현충원 참배를 거치지 않고 새벽 4시께 출근했다고 알려진 박장범 사장은 취임식을 예정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취소한 상황이다. KBS본부에 따르면 이날 총파업으로 전국 조합원 700여 명이 KBS 본사로 모여들고 있다.
KBS본부 쟁의대책위는 이날 “현재 KBS는 아침 뉴스를 시작으로 뉴스와 방송들이 결방 또는 축소되고 있다.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의 결방과 축소는 국민분들의 불편으로 이어진단 면에서 KBS본부는 국민들께 죄송하다”면서 “단 이번 파업은 공정방송장치를 모두 해체한 내란수괴 윤석열의 하수인들의 책임을 묻기 위함이다. 보다 공정한 방송, 신뢰받는 KBS를 위한 투쟁에 응원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번 파업은 중노위 조정결렬 등 정당하게 쟁취된 파업이다. 공정한 방송은 공영방송 종사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근로조건이라 대법원에서 판시하고 있다”며 “물론 모든 법을 어겨가며 나라를 이끄는 내란수괴 윤석열과 KBS 부역자들은 다를 게 없겠지만”이라고 덧붙였다.
KBS 같이노조도 전날 “박장범 임명자는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KBS에 최선이었다”며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어떻게 생각하나.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통치행위인가, 헌정 유린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파우치 오욕을 KBS 구성원에게 돌리지 않으려면 적어도 취임 일성으로 계엄사태TF 구성을 지시하기 바란다. 또 이어질 인사에서 진영과 관계없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자리에 앉히라”고 했다.
같이노조는 또한 “분명히 밝힌다. 같이노조가 박장범 임명자의 취임식에 행동으로 나서지 않는 건 현행 창구단일화 이후 출범 노동조합으로 합법적인 쟁의행위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며 “박장범 임명자가 취임 후 ‘사람’에게 충성하며 회사를 망가뜨리려 한다면 우리는 즉각 교섭에 나서 KBS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날 KBS 사측은 사내에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대통령 탄핵안 표결,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수사 등 국가적 정치 현안이 발생하고 대한민국 사회가 혼란한 상황에서 국가기간방송 KBS가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국민들의 오해와 비판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며, 현재 진행중인 수신료 분리고지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직원들의 자제를 요청한다”며 “사장 취임 반대 및 취임식 방해 등 근로조건과 관련 없는 내용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파업은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노동조합 “불법행위”에 대한 손실액은 노조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했다.
한편 90여 언론·시민단체로 구성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10일 “내란수괴 윤석열의 정권은 끝났다”며 “지금이라도 항복하고 침몰하는 내란의 배에서 탈출하라”고 박 사장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박장범은 2016년 당시 사회2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박근혜 국정농단 보도를 축소하고 지연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커리어 내내 권력자의 편에 서서 폭력과 비위를 가리고 감추는 데 급급했던 인물”이라며 “명품백이 파우치로 둔갑했듯, 내란 범죄가 통치 행위가 되고, 내란 수괴는 구국의 결단을 내린 지도자가 될 것이다. 박장범은 내란종범이 되기를 자처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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