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에 참석했던 네티즌이 인근 식당에서 모르는 남성들에게 밥을 얻어먹었다는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8일 ‘X'(옛 트위터)에 한 네티즌이 “어제 우리에게 있었던 일”이라며 직접 그린 만화를 올렸다. 해당 게시물은 리트윗 1만 회, ‘좋아요’ 수 1만 개를 넘기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해당 네티즌에 따르면 그는 지인들과 지난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시위에 참석한 뒤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인근 식당을 방문했다.
식당에 손님이 많아 기다리던 중 옆에 앉아 있던 중년 남성이 “저기 학생들 혹시 시위 갔다 온 거예요?”라고 묻자 네티즌은 혹시나 꾸중을 듣는 것이 아닌가 싶어 긴장한 채 ‘네’라고 답했다.
식당에는 사람이 많았고 네티즌은 자리가 날 때까지 지인들과 기다리기로 했다. 그때 옆에 앉아 있던 중년 남성이 “저기 학생들 혹시 시위 갔다 온 거예요?”라고 물어 왔다.
‘젊은 사람들이 뭐 하는 거냐’고 꾸중할까 봐 긴장했던 네티즌은 망설이다 ‘네’라고 답했다. 그러자 중년 남성은 “우리도 갔다 왔거든요. 화가 나서 좀 일찍 나오긴 했는데”라며 “젊은 학생들이 이렇게 참여해 주는 게 고마워서 그런데 아저씨가 밥 결제하고 갈게요”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티즌과 지인들은 괜찮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중년 남성과 일행은 “아저씨가 너무 고마워서 그래요. 미안하기도 하고”라며 “여기 앉아요. 우린 다 먹었어요. 우리 어른들이 부끄럽고 미안해서 그래요. 먹고 싶은 거 골라요”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티즌은 “그렇게 아저씨는 우리의 밥을 모두 결제해 주시고 가셨다. 아저씨 감사합니다. 이 감정 기억하고 있다가 저희도 아저씨 같은 진짜 어른이 될게요”라며 감사함을 표했다.
전국 곳곳에서 촛불집회가 열리며 SNS에서는 일면식 없지만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을 위한 네티즌들의 선행이 번지고 있다. 이들은 미리 시위 장소 인근 식당에서 밥값을 결제한 뒤 자신의 SNS에 ‘밥값을 선결제해 뒀으니 가서 먹어라’ 등의 글을 올려 많은 이들을 감동하게 했다.
이를 접한 ‘X’ 네티즌들은 “우리나라에 이런 어른들만 있었으면 좋겠다. 우선 나부터 이런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세대 간 갈등 뉴스만 많이 접해 왔는데 위기 앞에서 세대 통합되는 모습이 너무 따뜻해”, “아아 따뜻해진다. 겨울철 핫팩이 따로 없어”, “인류애 충전”, “봐, 먼저 태어난 사람이 행하는 선은 돌고 돈다고”, “선인이 선인의 마음을 구하는 순간”, “바른 마음과 정신이 바통터치 되며 후세로 이어 나가는 과정. 그것이 어른이 할 행동이자 받은 우리가 나아갈 미래 모습” 등 반응을 보였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