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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한강이 나오려면 [기자의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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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한강이 나오려면 [기자의눈]
제2의 한강이 나오려면 [기자의눈]
2024 노벨상 시상식을 앞두고 9일(한국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 건물 외벽에 한강 작가를 비롯한 역대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의 모습의 미디어파사드가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펼쳐지는 ‘노벨 주간’의 주인공은 단연 작가 한강이다. 한국어로 낭독되는 한강의 작품과 그의 입에서 나오는 문학론에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다. 한강의 작품을 통해 전 세계인의 마음과 마음이 ‘금실’로 연결되는 기적을 경험하고 있다. 오랫동안 위축됐던 출판계도 한강의 수상을 계기로 다시 기지개를 켤 준비를 하고 있다.

한강은 6일 전 세계 취재진이 모인 간담회에서 ‘한국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다시 배출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문학 교육으로 돌아갔다. 그는 “문학은 에세이·소설·시·희곡 등의 독법이 다르다”며 “다른 방법을 음미하며 읽는 경험을 어릴 때부터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느꼈던지 이렇게 보탰다. “입시 때문에 멈추지 않고 중고등학교에서도 그런 교육을 한다면 훨씬 독법이 풍요로워지고 좋아질 겁니다.”

작가가 반가워할지는 모르겠지만 올해 한국 출판의 키워드는 ‘문해력’으로 요약된다. 지난해 요한 하리의 책 ‘도둑맞은 집중력’으로 많은 이가 집중력에 주목했다. 애초에 글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느끼게 된 독자들이 많아진 결과다. 학부모 사이에도 수학 문제 하나라도 더 맞히려면 문제를 잘 읽어야 한다며 문해력 책을 집어 드는 이들이 늘고 있다.
매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일력 형태의 어휘력 책이 쏟아져 나오고 유명 아나운서도 동참해 어휘력 책을 쓴다. 맞춤법 책 역시 고명처럼 잘 팔린다. 문해력을 어휘력과 맞춤법으로 잡겠다는 극도의 쏠림 현상이다. 정작 아동 문학의 판매량은 제자리걸음이다.

유선경 작가의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노트’는 3월 출간 후 18만 권이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많은 이들이 제목의 ‘어휘력’에서 그 이유를 찾지만 사실 이 책이 만든 기적에는 다른 장르의 작품 속 글을 다양하게 발췌해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에 대한 갈증을 해결해줬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문해력을 위해서는 다양한 문학 경험이 먼저다. 어휘력·맞춤법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제2의 한강이 나오려면 [기자의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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